
교사들이 수업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있다. 바로 동기 유발이다. 동기(motive)는 어떤 일이나 행동을 일으키게 하는 계기를 뜻하며 동기 유발은 동기 형성(motivation)과 같은 뜻으로 쓰이는 교육학 용어로 일정한 동기가 발생하는 상태를 뜻한다.
모든 학습 행동은 동기 유발에서부터 시작되며 교사들은 동기 유발을 그날 수업의 성취 기준과 연결하여 수업을 설계한다.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중장기 프로젝트가 있다면 확실한 동기가 있어야만 긴 시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렇듯 확실하게 동기가 유발된 학생들은 차원이 다른 학습 능력을 보여준다.
나는 학생들의 동기를 유발하고자 먼저 학생들을 면밀하게 관찰한다.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에 주로 포커스를 맞춘다. 긍지와 자부심을 원한다면 그 점을 충족시킬 수 있는 학급 교육과정을 설계하며 자신감을 원한다면 난이도를 조정하여 단계적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학급 교육과정의 설계도를 수정하기도 한다.
어찌 보면 이 점은 교사와 학생의 심리전이다. 교사는 학생들의 마음을 읽으려고 노력해야 하며 설계된 의도대로 학생들을 순차적으로 끌고 들어와야 하는 심리전. 나는 이 심리전에 매우 익숙한 편이며 나의 전문 분야인 안전교육과 불조심 어린이 마당 대회 준비 과정에서 이러한 점은 빛을 발하기도 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대회를 열심히 준비하라고 절대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무리하지 않도록 말린다. 건강이 상하니 무리하지 말라고. 그리고 휴식이 필요하면 휴식을 취하라고. 열심히 하라는 그 말을 입 밖으로 내는 순간 이미 동기유발은 실패한 것이다. 하라고 하지 않으면서도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동기유발이다.
부모님과 선생님이 하는지 안 하는지 감독을 하지 않아도 학생들이 스스로 열심히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 그것이 동기유발의 기술이고 지도의 기술이다. 차원 높은 동기유발은 예술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동기 유발이 충분히 된 상태라면 이제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습 방법을 제공하여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정신 무장이 되어 달리기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달리기라는 재미없는 행위에 재미를 심어주는 것이다. 주로 초등학생들이다 보니 인지 발달 수준에 맞춘 게임 등을 개발하고 수업과 연계하여 자연스럽게 학습 대상을 익히도록 설계한다. 놀이인데 놀이가 아닌 학습, 학습인데 학습이 아닌 놀이가 되도록 하면서 학습을 생활화 단계까지 끌고 가는 것이다.
자. 이제 동기유발과 흥미로운 학습 방법의 제공이 있었다면 보상이 있어야 할 시기다. 어른들도 보상이 없는 채로 스스로 채찍질하며 목표를 향해 움직이기는 쉽지 않은데 어린아이들은 말해 무엇하겠는가. 학생들은 흥미로운 학습을 하다 보니 저절로 보상이 따라오게 되고 이 보상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과정에 대한 존중과 참여상과 같은 상을 주고 동시에 보상에 대해 적절히 차등을 준다.
즉 출발점 능력이 다르니 노력한 정도를 측정하는 정성 평가와 결과에 대한 전통적 정량 평가를 같이 병행하는 것이다. 참여를 열심히 한 과정과 성장을 한 정도에 대해서는 정성적 평가를 하고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면서 동시에 정량적 평가를 하여 더욱 잘해야겠다는 동기를 다시 부여하는 것. 동기유발과 학습, 보상 다시 동기유발로 이어지는 무한궤도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책임에 대해 확실한 언급을 한다. 나는 이미 내가 지도하는 대회에 대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고 있다. 이쯤 되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느 것을 해야 하는지 수업과 어느 부분을 연결해야 하며 현재 학생들이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이 학생이 진심으로 임하는지 아니면 하는 척만 하는 것인지 보면 바로 한눈에 파악이 된다.
최상의 커리큘럼을 제공하고 가장 효율적이고 쉬운 길을 알려주지만 결국 그 길을 걸어가야 하는 것은 학생이다. 내가 대신 그 길을 가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해서는 학생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이러한 책임 의식을 가르치는 것이 시대의 화두가 된 민주시민교육이기도 하다.
환경을 조성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되 하지 않을 경우는 그에 대한 합리적인 책임을 지는 것. 종종 부모님들이 가정에서 학습지도를 하는 경우 아이가 잘하지 못하면 화가 나거나 감정이 앞서게 된다.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다. 나의 아이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잘되었으면 하는데 자꾸 권하는 길로 가려고 하지 않으면 답답한 마음에 화라는 감정이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감정이 앞서면 결국 아이의 페이스에 말려들게 된다. 시대의 스승 법륜스님은 이렇게 이야기했다.
“하라고 하면 오히려 하기 싫어지는 것이 사람의 심리다.”
아이의 심리를 읽고 역(逆)으로 잘 활용하여 동기유발을 시키는 방법을 개발해야 한다. 이 방법은 아이마다 다 다르다. 정답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전문적으로 교육에 대해 배운 교사들이 학교에서 다양한 교육공학의 기술적 방법을 통해 학생들을 가르친다.
마지막으로 안전교육에 대한 가장 확실한 동기 유발은 무엇일까. 행복하고 건강하려면 안전을 알아야 한다는 것. 그것이 다치지 않고 슬기롭게 가족과 행복을 영위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일 것이다. 이것이 가장 큰 동기 유발이 아닐지 하는 생각해 본다.
[서동욱]
1급 정교사
미국 화재폭발조사관
소방안전교육사 및 소방학교 외래강사
소방안전교육사 국민안전교육실무 교재 편저
어린이 안전교육전문가 사람책(대구시립중앙도서관 등)
한국119청소년단 지도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