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고석근

어린아이는 순수이며 망각이다. 새로운 시작이며 유희이다. 스스로 굴러가는 바퀴이며 최초의 운동이자 하나의 신성한 긍정이다. 

 

- 프리드리히 니체 

 

 

두 아이를 데리고 중앙박물관에 갔다. 아래층으로 내려가다 조선 시대의 서예관을 만났다. 오!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다. 두 아이에게 말했다. 

 

“얘들아, 저기 붓글씨 작품 전시한 것들 보이지? 죽 둘러보다가 너희들이 최고 잘 쓴 글씨라고 생각하는 작품 아래에 서 봐!”

 

두 아이는 키득거리며 작품들을 둘러보았다. 그러더니, 한 작품 아래에 두 아이가 빙그레 미소 지으며 서 있다. 아, 나는 경악했다. 아이들 머리 위의 작품은 추사 김정희 선생의 글씨가 아닌가!

 

나는 온몸이 떨렸다. 아이들이 설령 김정희라는 서예가를 알았더라도, 김정희라는 이름의 한자를 알았을 리는 없을 텐데. 초등학교 2학년 큰아이와 다섯 살배기 막내둥이가 어떻게 조선 최고의 서예 작품을 알아보았단 말인가!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 

 내 하루하루가

 자연의 숭고함 속에 있기를 

 

 - 윌리엄 워즈워스, <무지개> 부분 

 

 

우리 안에는 ‘영원한 아이’가 산다.

무지개를 보면 언제고 가슴이 뛰는 마음이다. 

이 마음을 고이 간직하면, 우리는 영원과 하나가 된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4.06.27 10:21 수정 2024.06.27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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