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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모네
신화의 무대에서 연출된 대본을 들춰본다
오욕칠정을 다스리는 법전
단순한 듯 복잡한 프로그램으로 교직된
신과 인간의 시간과 공간에는
몽롱한 해답 뿐
아니, 정답은 없다
플로라의 시녀로 있다가
주인 남편 바람기 시샘에
꽃이 되었어도
고운 빛깔 잃지 않았구나
그대를 향한 내 마음의 캔버스
온갖 욕정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덧칠해져 있는데
언제나 맑고 밝은 음표들로
당신을 그릴 수 있으려나
[김철교]
시인
양천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