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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라는 마지막 질병 (102)
아무도 오지 않는 적막한 작은 집에
나 홀로 깊은 명상에 드는 저녁
바람은 바람을 몰고 와 마당에 부려놓고
고요는 고요를 몰고 와 가슴에 부려놓네
인생은 나에게 고통이라는 선물을 주어
강물에 빠져 헐떡이는 호랑이의 심장처럼
한없이 불행한 짐승으로 살았다네
그러나 속박을 기다리는 인간의 행복보다
벌거벗은 동물의 자유를 더 사랑했다네
아직 남아 있는 그리움이라는 마지막 질병 하나
입속 사탕처럼 달콤하게 삶을 지켜주네
“그대 순리자여, 그리움은 방울뱀의 치명적인 아름다움이라네”
태양은 누군가를 위해 빛남을 말하지 않듯이
진리는 누군가를 위해 진실을 말하지 않듯이
마음은 누군가를 위해 마음을 말하지 않듯이
시간은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말하지 않듯이
이 세상에 남은 마지막 질병 하나도 다 사라지도록
저 홀로 그립다가 그리워 죽도록 내버려 두어야 한다네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