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한별 [기자에게 문의하기] /
생각하지 말고 보라.
-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덴마크의 작가 한스 안데르센이 지은 ‘벌거숭이 임금님’은 우리에게 커다란 지혜를 보여준다.
어느 날 벌거숭이 임금님이 행진하고 있었다. 한 아이가 소리쳤다.
“임금님은 벌거숭이다!”
아이의 말에 어른들은 화들짝 깨어났을 것이다.
“헉! 임금님은 벌거숭이네.”
비로소 어른들의 눈에 벌거숭이 임금님이 그대로 보였을 것이다. 인간은 ‘호모 사피엔스(생각하는 동물)’로 진화한 이래, 이 세상을 ‘생각’으로 본다. ‘설마 임금님이 벌거숭이일 리가 있겠어?’
이 생각이 우리의 눈을 가린다. 나도 생각 때문에 몇 번 당했다. 항상 100% 믿은 사람들에게서 금전적 피해를 보았다. 내가 만일 ‘생각 없이’ 보았다면,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의 몸은 다 알고 있다.
몸은 이 세상을 그대로 본다. 사기 치는 사람에게서 오는 나쁜 기운을 그대로 감지한다.
오! 육체는 슬퍼라, 그리고 나는 모든 책을 다 읽었노라.
떠나버리자, 저 멀리 떠나버리자.
- 스테판 말라르메, <바다의 미풍> 부분
육체는 슬프다. 모든 책을 다 읽어서 그렇다.
‘떠나버리자, 저 멀리 떠나버리자.’ 바다의 미풍을 타고. 바다에서 말갛게 몸을 씻고, 다시 태어나자!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