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사랑의 힘

고석근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 베르톨트 브레히트,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부분  

 

 

프랑스의 작가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는 ‘인간의 대지’에서 ‘200㎞나 사막을 헤매다가 4일 만에 베두인 상인에게 발견돼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온 경험’을 그려낸다.

 

‘나는 극한 상황 속에서 친구 기요메를 떠올린다. 안데스산맥에 추락한 기요메는 죽음을 예감하고 다 놓아 버리려던 순간, 자신이 실종되면 아내가 4년 동안 보험금을 타지 못한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래서 아내를 위해서 그는 쉬지 않고 걷는다. 설원 한가운데를 터벅터벅 걸어가는 기요메, 그를 떠올리며 나는 사막 한복판에서 한 걸음씩 힘겹게 내딛는다.’ 

 

시인은 한 여인을 사랑하게 되자, 빗방울까지도 두려워하게 된다. ‘그것에 맞아 살해되어서는 안 되겠기에.’

 

사람은 사랑하게 되면, ‘작은 나(자아, Ego)’에서 ‘큰 나(자기, Self)’로 확대된다. 다른 사람, 삼라만상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인간은 자아가 있어 누구나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다들 이기적인 소시민으로 살아간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면 내면의 신성(神性)이 깨어난다. 그리하여 모든 인류가 하나의 가족이 되고, 삼라만상이 하나의 가족이 된다. 따라서 사랑이 없는 세상은 위험하다. 쉽게 남을 해치고 자신도 해치게 된다. ‘나 하나’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사랑을 버거워하는 젊은이들이 많다고 한다. 

 

‘사랑에 뒤따르는 감정의 변화가 소모적이고 불편하다.’ 

 

너무나 슬픈 우리의 자화상이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4.10.10 10:55 수정 2024.10.1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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