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주위 사람과 평생을 말을 하면서 살아간다. 서로 간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으며 서로 의견이 다른 경우 합의점을 찾아간다. 어느 집단이든지 지도자는 다수의 이해관계가 얽혀져 의견이 분분한 것들을 서로의 입장과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의견의 차이를 가장 근접하게 좁혀서 다수의 사람들이 찬성하는 쪽으로 의견을 조정하여 의사결정을 잘해야 한다.
어느 특정인의 이익에 도와주기 위해 그 사람에게 유리하도록 편파적인 입장을 고수하면 이미 지도자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지도자의 자격을 상실할 정도로 집단의 이익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여 편파적인 지도자가 너무 많다. 공명정대한 지도자가 드물어 잡음이 끊일 날이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경우 사회는 경직되기 마련이다.
진정성 있는 뛰어난 화술은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주어 의견이 충돌했을 때 합의점을 도출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대화를 통해 서로의 생각과 감정, 그리고 원하는 것을 알고, 이것을 근거로 하여 서로의 욕망을 사회 질서를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절충해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 서로의 기분이나 감정을 상하지 않도록 내 생각과 감정, 그리고 원하는 것을 이해시킨 상태에서 그에 알맞은 말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대화하는 방법과 능력인 화술이 필요한 것이다.
방송작가로 활동하는 신상훈은 『유머가 이긴다』라는 저서를 통해 유머 화술의 기본을 익히는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하고 있는데,
첫째, 단어 바꾸기를 들고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단어의 앞뒤 순서를 바꾸어도 좋은 유머가 탄생하다고 한다. 그가 단어 바꾸기를 한 사례를 들면 아래와 같다.
가짜↔짜가 : 네가 든 명품 가방 가짜로 안 보여. 짜가로 보여.
대접↔접대 : 내가 그 사람을 대접하라고? 미쳤냐? 내가 접 때 대접했잖아.
자살↔살자 : 자살을 왜 하니? 자실 말고 살자.
대학↔학대 : 요즘도 대학에서 술로 학대하니?
링컨↔컨링 : 링컨은 절대 컨닝 안 했을 거야.
가불↔불가 : 가불을 해달라고? 가불은 불가.
수금↔금수 : 아직도 수금을 안 해줬다고? 금수만도 못한 놈…
둘째, 펀(pun), 동음이의어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펀(pun)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말장난에 해당한다. 그가 예시를 든 것을 소개한다.
지장 - 지장은 함부로 찍으면 안 돼. 지장이 많아.
마누라 - 여보 마누라! 마-누워라.
막내 - 회사의 막내들은 아이디어를 막 내야 합니다.
배짱 - 개미와 베짱이의 교훈은 배짱으로 살라 이겁니다.
병기 – 자네가 우리 회사의 비밀병기가 될 줄 알았네. 근데 알고 보니 비밀변기야.
비데 – 사장님 우리 회사도 비데 설치해 주세요. 저처럼 비대한 사람은 비데가 필요해요.
영광 – 하늘엔 영광 땅에는 굴비-.
이 기술은 주변 사람들이 당신을 피할 수도 있고 썰렁하다고 핀잔 당하는 왕따가 될 수도 있으나, 계속 노력하면 언젠가 빛을 볼 수 있다고 주의사항을 곁들이고 있다.
셋째, 사고를 뒤집으면 유머가 된다.
사고의 발상을 뒤집으면 유머가 된다는 사례를 자신의 몸을 물구나무를 서거나 걸으면 건강에 좋고, 침대에서고 자세를 뒤집으면 부부관계도 좋아진다고 다음과 같은 예시를 들며 생각을 뒤집어보라고 권유하고 있다.
① 생일은 내가 선물을 받는 날이다?
아니다. 부모님이 낳아주시느라 고생을 하셨으니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는 날이다. ② 내가 개를 훈련시킨다? 아니다. 개가 나를 훈련시키는 것 같더라. 때가 되면 딱딱 맞춰서 개 밥 주고 청소해 주고…. 아무래도 개가 나를 훈련시키는 것 같다.
③ 내가 사장이니까 인사를 받아야 한다?
아니다. 먼저 직원들에게 인사를 해보라. 인사가 만사라고 했으니까 “소주 만 병만 주소”, “다시 합창합시다.” 뒤집어도 똑같다. 그러나 고정관념이나 평범해 보이던 단어를 뒤집으면 안 보이던 것이 보이고 유머가 된다고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양 사람에 비해 유머를 잘 활용하지 않는다. 상대방과 대화할 때 심각한 표정이다. 서로 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때 유머는 긴장을 풀어 경직된 분위기를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바꾸는 역할을 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유머를 함부로 하라는 말이 아니다. 유머로 인해 누구라도 상처를 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
상대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다면 당연히 착한 유머가 나올 것이다. 유머에 희망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면 좋은 유머일 것이다. 대체적으로 잘 웃는 사람일수록 유머 감각도 뛰어난 경우가 많다. 밝은 표정과 유머는 상대방의 긴장감을 푸는데 효과적이다. 유머화술이 능한 사람 곁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인다.
무뚝뚝한 사람 곁으로 일부러 다가가는 사람은 드물다. 유머는 긍정적인 마음에서 시작된다. 처음 만나는 사람일지라도 유머 화술로 접근하면 호감을 갖을 것이다. 유머 화술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유머는 말장난이 아니다. 유머 화술을 익히기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눈에 보이는 사물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깊이 관찰하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유머 감각을 익혀야 품위 있는 유머를 재치 있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단 한 마디의 유머가 백 마디의 말보다 효과를 발휘하고,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자신을 좋은 인상으로 기억되게 하려면 재치 있는 유머 한 마디가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여러분들도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유머 화술을 구사하여 다 같이 웃는 상황을 만들어 보시길 바란다. 상대방이 당신을 만날 때 웃는 표정으로 대화의 문을 활짝 열어 줄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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