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실수투성이다. 자기가 걸어간 삶이 반드시 최선의 것이라고 자녀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부모의 욕심이 지나친 나머지 자녀를 자기가 이루고 싶었으나 이루지 못한 것을 실현하려고 한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다. 부모가 의도하였든 하지 않았든 자녀는 부모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방한다. 그래서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이 있는 것 같다. 교육학 용어로는 잠재적인 교육과정에 의해 학습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부모의 욕심대로 자녀가 부모를 거울삼아 따라올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도 많다. 우리는 주위에서 부모의 직업을 대물림받는 경우를 불 수 있다. 옛날 봉건시대에는 부모의 신분을 그대로 이어받는 것이 당연하였다. 그러나 오늘날 자녀는 독립된 인격체로 자녀의 의사를 존중하여 자녀가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일본의 경우 가업을 대대로 이어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물림하여 이어온 노하우를 그대로 이어나가 소비자에게 양질의 제품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우리나라도 맛집으로 소문난 유명한 음식점 가운데 가업으로 전통을 이어온 곳들이 더러 있다. 다른 집들보다 특별한 요리비법을 전수해서 항상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집들이 있다. 그런 반면에 “개천에서 용이 나왔다.”는 속담대로 여러 번의 실패 끝에 자신이 노력하여 성공신화를 이룬 사람들도 더러 있다. 모두 피나는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영국의 필립 체스터필드는 자녀들을 위한 인생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Letters To His Son』라는 베스트셀러 저서를 통해 높은 이상을 품고 살아가려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문제에 대해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습관을 가져라”,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게서 눈을 돌리지 마라”, “너무 깊게 사색에 빠지지 마라”고 주의를 당부하고, 상대방도 너와 똑같은 자존심을 가지고 있으니 무심코 뱉은 말 한마디가 평생 원수를 만든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세상을 자신의 가치관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항상 떳떳하게 살아가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타이르고 있다. 그는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는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까? 하는 문제에는 다음 다섯 가지로 충고를 하고 있다.
첫째, 오늘 1분을 비웃는 자는 내일의 1초에 운다고 말하고 시간을 헛되게 낭비하지 않고 시간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모든 것이 절약된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사소한 시간이라도 최대한 활용하는 습관을 가지고, 일의 순서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은 머리가 좋다는 것을 의미하니 개으르지 않도록 분발하라고 타이르고 있다.
둘째, 지혜롭게 놀면서 자기 자신을 키우라고 말하고 있다. 젊은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놀이에는 함정이 있다. 놀이에도 자기 나름대로의 목적의식을 가지라고 한다. 그리고 사물을 판단하는 분별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셋째, 일의 기쁨을 아는 자만이 진정한 한량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 일과 놀이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시간을 구분해 두는 것이 좋다. 공부나 일, 지식인이나 명사와 함께 앉아 차분하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되는 대화 등은 아침나절이 가장 좋은 시간이다. 따라서 일과 휴식을 통해서 현명함을 배우라고 말한다.
넷째, 한 가지 일에 온힘을 기울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일을 할 때에는 항상 집중력을 키워야 하고, 날마다 오늘은 이만큼을 했다고 할 수 있는가를 반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섯째, 인생의 지혜를 새롭게 터득하는 금전 사용법으로 익혀 일찍부터 현명한 금전 철학을 익혀 두라고 말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자녀에게 일러주는 교과서 같은 인생지침으로 자기의 틀이 굳어지기 전에 꼭 해두어야 할 5가지 법칙, 자신의 뚜렷한 주관을 가져라. 우정을 키워나가는 방법, 인간관계를 맺는 비결,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술을 배우라고 말하는가 하면, 내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최대의 교훈으로 언행은 부드럽게 의지는 굳건하게, 야무지지 않으면 험한 세상을 살아갈 수 없다는 주의, 선의의 거짓말도 적절히 이용해야 할 때가 있다, 라이벌을 이길 수 있는 궁리, 내 아들에게 주는 또 하나의 충고로 실천만이 최상의 공부다. 어떤 일을 하든 마무리하는 습관을 길러라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필립 체스터필드가 자녀에게 보낸 편지 형식의 인생 지침서인데, 모든 부모들은 자녀가 잘 되길 바라고 충고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이 충고가 말로 그쳐서는 안 된다. 가장 이상적인 인생 교과서는 부모의 행동이 롤모델이라는 것이다.
부모가 이런 충고의 말을 자주하게 되면 자녀는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아무리 좋은 말이라고 자주 들으면 스트레스가 되는 것이다. 이는 시집살이를 모질게 당한 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나는 며느리에게 시집살이를 시키지 않으리라고 다짐하지만, 시어머니가 했던 대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며느리에게 문화 전수를 하기 마련이다. 요즈음에는 시부모가 며느리에게 시집살이를 시켰다가는 대접은커녕 오히려 곤욕을 치르는 시대가 되었다. 따라서 부모가 자녀들의 눈치를 보는 시대가 되었다.
어찌 되었든 간에 부모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자식이 잘 되기를 바란다. 자식에 거는 기대가 큰 사람일수록 자녀에게 간섭을 하게 되고 그것이 자녀에게는 스트레스가 되어 자녀가 우울증에 시달리는 경우는 종종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부모가 행동으로 보이는 것이다. 부모는 자녀들의 롤모델이다. 부모가 평소 가정에서 생활하는 모습과 부모의 행동을 자녀가 그대로 문화 재생산된다는 것이다. 가정의 생활문화는 그대로 자녀에게 전수된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명문가에서는 명문가에서만 불문율처럼 지키는 가풍, 가훈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지만, 오늘날 핵가족이 되면서 전통적인 질서가 모두 무너졌다. 그렇지만 가정마다 자녀에게 꼭 지켜야 할 인생지침이 있거들랑 가풍이나 가훈을 정해 지키는 것도 가족의 단합과 자녀 교육을 위해 좋을 것이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다,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인간다운 선한 행동을 반성하고 고쳐나가기 위해 종교 생활을 하고, 독서를 하는 등 끊임없이 노력한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 배움은 지적인 호흡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호흡을 멈추면 배움과 성장도 멈추고 만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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