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편집부 [기자에게 문의하기] /
봉숭아
비오자 장독간에 봉숭아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이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도 보내자
누님이 편지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집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 들이던 그날 생각 하시리
양지에 마주앉아 실로 찬찬 매어주던
하얀손 가락 가락 연붉은 그 손톱을
지금은 꿈에 본듯 힘줄 만이 서누나
김상옥 :1920년생, 통영 출신 시조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