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아버지와 아들 2

고석근

나를 홀로서게 한 광대한 아버지여 

나에게서 눈을 떼지 말고 지켜주도록 하라 

 

 - 다카무라 고타로, <도정(道程)> 부분  

 

 

어린 시절, 아버지는 나의 ‘롤모델(Role model)’이었을 것이다. 

 

‘아버지처럼 될 거야!’ 

 

철이 들면서는 한글도 모르시는 농투성이 아버지를 은연중에 무시하게 되었지만, 어른이 되어 아버지의 ‘6.25 전쟁 일화’를 들었다.

 

6.25 전쟁이 발발하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남쪽으로 피난을 하러 갔는데, 저녁이 되어 어머니가 남의 빈집에서 밥상을 차렸단다. 아버지가 물으시더란다. 

 

“쌀이 어디서 났소?” 

 

어머니가 빈집 광에서 가져왔다고 하니까, 아버지는 남의 쌀로 식사를 할 수 없다며 저녁을 걸렀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들으며 온몸에 전율을 느꼈다. ‘그래, 아버지는 한평생 정직하게 사셨어!’ 

 

비록 비현실적인 아버지의 생각이었지만, 아버지의 평생의 신념은 느껴졌다. 이제 아버지는 돌아가셨지만, 나는 아버지가 항상 나를 뒤에서 지켜준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나도 아버지처럼 한평생 정직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아버지의 위대한 유산 덕분에. 

 

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자식의 눈일 것이다. 나의 아들이 나를 인정하지 않으면, 나의 인생은 실패일 것이다. 현실의 아버지가 비록 초라하더라도, 아들의 가슴에 있는 아버지는 여전히 ‘광대한 아버지’일 것이다.

 

나의 두 아들이 내가 항상 뒤에서 지켜준다는 생각을 하면, 나는 여한이 없을 것이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5.02.06 11:04 수정 2025.02.0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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