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모계사회’를 향하여

고석근

 눈이 안 보여 

 신문을 볼 땐 안경을 쓰는 

 늙은 아버지가 

 이렇게 귀여울 수가. 

 

 - 최승자, <귀여운 아버지> 부분 

 

 

강의를 다니다 보면, 거의 다 여성 회원들이다. 배움에 목마른 분들이다.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사연이 많다. 주로 남녀 차별이다. 오빠나 남동생은 대학에 보내고, 딸들은 잘해야 고등학교까지 보낸다.

 

숨 막히는 가부장 사회에서 이경자 소설가는 모계사회를 찾는다. 그녀는 중국의 소수민족 모소족과 한 달 동안 생활하고 돌아왔다. 그 결과물이 산문집 ‘이경자, 모계사회를 찾다’이다. 그녀는 모계사회에서 비로소 마음의 평화를 찾았다고 했다.  

 

모계사회에서는 사람은 태어나 한평생 어머니 품에서 살다 간다. 지상을 떠날 때도, 자궁 속의 태아처럼 웅크린 자세로 장례식을 치른다고 한다. 모계사회에서는 결혼 자체가 없기에 아버지가 없다. 가정은 어머니가 사랑으로 이끌어 간다.

 

모계사회에서는 남녀는 오로지 사랑으로 만난다. 그들은 각자 어머니 집에서 살아가기에 그들만의 가정을 따로 꾸리지 않는다. 자식이 태어나면 여자 집에서 삼촌, 이모들이 함께 기른다. 12세까지는 남녀 구분 없이 기른다고 한다.

 

13세가 되면 성인식을 거쳐 남자, 여자라는 어른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후에는 자신의 삶을 스스로 이끌어가게 된다. 

 

지금 인류는 모계사회를 향해 나아가는 것 같다. 남녀가 오로지 사랑으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5.02.20 10:54 수정 2025.02.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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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