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글날에 생각한다

영혼 없는 언어 사대주의


해마다 한글날이 오면 세종대왕께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는데 국적불명의 희한한 말들이 판을 치기 때문이다. 영어를 섞어 쓰면 유식해 보이는지 방송 토론에 나오는 식자들은 팩트, 맨토, 컨센스서, 아이덴티티 등의 영어를 마구 사용한다. 정작 외국인을 만나면 꿀먹은 벙어리가 되는 사람들이 이런 짓은 더 하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영어 약자의 회사이름이 등장하더니 이제는 유행처럼 돼버렸다. LG, SK등은 세계를 상대로 장사를 하니 그렇다 치더라도 NH는 물론이고 마을금고까지 MG라고 하는 웃기는 시대다. SH, LH 등 공공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K-water, Kogas, Korail은 또 무슨 소린가. 이  모두는 영혼이 없는 언어사대주의의 산물이다.

차 이름은 수출을 하니 영어로 지을 수도 있겠지만, 아파트 이름이 얼마나 고약하면 시골 부모들이 못찾아 오게 그런 이름을 붙였다는 농담까지 생겼을까. 캐슬, 팰리스를 외국인들은 성채나 궁전으로 안다. 돼지 목에 진주 목걸이나 다름없는 짓이다. 


언제부터인가 중국어 표기도 사대주의의 표상이 되어버렸다. 북경, 상해라고 하고 모택동, 강택민 처럼 우리가 한자를 읽는대로 표기하면 될 것을 마오쩌뚱, 쟝쩌민 등으로 사용한지 오래다. 공자와 맹자는 뭐라고 발음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꽁쯔, 멍쯔라고 할 것인가. 참고로 북한은 아직 후진타오를 호금도라고 하고 시진핑을 습근평이라고 한다. 언어 사대주의는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하늘도 청명한 한글날에 세종대왕 동상 앞에 서니 자괴감이 든다.



논설주간 이봉수



이봉수 기자
작성 2019.10.09 10:09 수정 2019.10.09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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