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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영주입니다. 사랑하는데 이유를 달지 않듯이 시를 읽는데 이유가 없지요. 바쁜 일상속에서 나를 위한 위로의 시 한 편이 지친 마음을 치유해 줄 것입니다. 오늘은 전승선 시인의 ‘더 깊은 오대산’을 낭송하겠습니다.
더 깊은 오대산
나의 가없는 적멸아
산문을 열어보니 눈 쌓인 기슭엔
늙은 소나무 졸음에 겨워 면벽한다.
숲은 숲으로의 큰 세상을 풀어놓고
심심한 발걸음에 맑게 씻기어 가는 마음이
겨울햇살 속으로 산빛 같은 무늬를 새기면
계곡에서 뒤집힌 하늘이 내려와 뒤를 따라온다.
서성이던 바람이 그대 등 뒤에서 가벼워진 후
고요가 되어 날아가 앉은 저 참나무
가지 끝엔 빈 맘이 걸려 있다.
귀를 닫고도 겁을 사는 바위를 바라보며
대답 없는 웃음을 보내는데 나도 흐르는 물처럼
산에서 산처럼 살으련다.
한낮의 짐승들과 벗하는 아무 일 없는
일상으로도 즐거이 사는 것을 아는데
세상 밖 고달픔이야 버려도 그만이다.
어깨에 걸린 짐 지고 와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니 어느새 가벼워졌다.
덩달아 산도 가벼워졌다.
속으로 깊어지는 내 안의 산
이 시를 듣고 마음의 위로를 받았나요. 우리의 삶은 모두 한 편의 시입니다. 전승선 시인의 ‘더 깊은 오대산’을 들으니, 오대산의 고요를 통해 나를 발견하는 시인의 모습이 보이네요. 이 시를 들은 모든 분들 힐링받는 시간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나영주 기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