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신화극장] 바다의 신 ‘문둥이 황후’

 

[3분 신화극장] 바다의 신 ‘문둥이 황후’

 

안녕하세요. 김미희입니다. 인간은 신화를 먹고 자랍니다. 신화는 사상과 철학이 응축된 위대한 서사입니다.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위대한 신화 속으로 함께 떠나 볼까요. 오늘은 해남의 해신 된 ‘문둥이 황후’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자, 가볼까요. Let's go

 

아주 오래된 옛날, 해남 땅끝마을에, 문둥병에 걸린 여인이 있었습니다. 그녀가 문둥병에 걸리자, 마을 사람들은 물론 가족도 등을 돌렸어요. 재수가 없는 여자라느니, 신이 노해서 우리 말을이 망할 것이라느니 하면서 그녀를 핍박했습니다. 그녀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서 산 밑 절벽 아래에 있는 굴에 숨어서 살아갔습니다. 문둥병으로 손발이 갈라지고 얼굴은 흉하게 변해갔지만, 그녀는 아무도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매일 바다에 가서 바닷물로 상처를 씻으며 “신이시여, 부디 제 마음만은 병들지 않게 해주세요”라며 신에게 기도했습니다. 그녀의 순수한 기도를 바다에 사는 용왕이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어요. 세상은 그녀가 병들었다고 혐오하고 내쫓았지만, 그녀의 영혼은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강했기 때문입니다. 용왕은 자신의 아들을 보내서 그녀를 바닷속 용궁으로 데려오게 합니다. 그런데 그녀가 물속으로 발을 내딛는 순간, 놀랍게도 온몸의 상처가 사라지고 고운 살결이 되돌아옵니다.

 

그녀는 용왕의 며느리가 되어 바다를 다스리는 여신이 됩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당한 고통을 잊지 않았습니다. 해마다 물 위로 떠올라 해남 땅끝을 바라보면서 “모진 세상이라도 내 마음은 병들지 않았네. 이 세상에 아픈 사람들이여 이 바닷물로 그대들의 상처를 씻어라.”라며 사람들의 고통을 위해 진심으로 치유의 말을 해주었습니다. 

 

그 후 사람들은 그녀를 ‘문둥이 황후’라 부르며 신성한 존재로 모셨고, 그녀가 떠난 굴 앞엔 작은 제단을 세웠습니다. 오늘날까지도 해남 어민들은 풍랑이 거세지면, 제단에 찾아가 조용히 기도한다고 합니다. 차별과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삶을 꿋꿋하게 살아낸 독립적인 이 여성의 이야기는 고통을 견딘 사람은 신이 된다는 메시지는 주고 있습니다. 주체적인 여성 만세입니다.

 

한편의 작은 드라마 [3분 신화극장]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김미희 기자였습니다. 

 

 

작성 2025.07.16 09:41 수정 2025.07.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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