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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의 천국
바늘 같은 햇볕이 내리는 팔월
폭군처럼 잔인한 무더위가 세상을 점령했네.
나는 에어컨 바람 아래 신선처럼 앉아서
저 태평양 건너 천조국 트럼프에게
진정한 위대함은 갈등이 아닌 통합에서
나온다고 조언을 한번 날리고
시베리아 북극곰 푸틴에게도
권위주의의 가장 큰 착각은
모두가 따르고 있다고 믿는
어리석음이라고 한 방 날렸다네.
윗동네 절대지존 정은이에게도
그래, 핵은 무서워. 근데 말이야.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국민이라고
한 마디, 뼈 아픈 조언을 날렸지.
아, 섭섭하지 말라고 우리 지도자에게도
한 방 날려야 하지 않겠어?
정권은 우연히 올 수 있어도,
존경은 절대로 우연히 오지 않는다고
시원하게 한 방 날리고 나니
세계 평화가 오고 천국의 문이 열렸지
그러다가 문득 뒤돌아보니
도낏자루가 썩고 있었다네.
그 순간 에어컨 돌아가는 소리에
깜짝 놀라 깨어나 보니
폭탄 맞을 전기요금이 뇌리에 꽂혀
바늘처럼 내리는 햇볕 아래에서
펄펄 끓는 팔월을 굽고 있었다네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