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시계는 알고 있다
질퍼덕거리는 골목길과
물 먹어 흐물흐물한 토담의 주범
폭우가 찾아오면
한 푼 아쉬운 일용직 쉬라 한다
매서운 칼바람이
대지의 목줄 감싸고 위협하는 한겨울
콘크리트도 무서워
벌벌 떨며 숨죽인다
회전근개 파열되고 족적근막염 도져도
온종일 머슴인 듯
일하니 골병드는 줄 아니 모른다
겁도 없이 재깍재깍
한결같은 네가 관리 감독했더라면
화정 붕괴는 있었을까
누가 안 볼 때는
잠시 허리 펴고 농땡이 부린대도
무어라 하는 이 있을 리 만무하다
우직하게 자리 지키고
똑딱똑딱 제 할 일만 하는
융통성 없고 대쪽 같지만 헌헌대장부란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제4회 코스미안상
제3회 문학뉴스 &시산맥 기후환경문학상
2024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지도 강사
꿈다락학교 시 창작 강사
문화재단 & 예술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 sylvie7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