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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러지는 것은
신비하지 않아요.
(…)
아무도 나를
기르지 못하게 하겠어요.
- 임길택, <나 혼자 자라겠어요> 부분
오늘 아침에 본 모 신문 기사.
‘체포영장을 집행하러 온 특검팀이 방문을 열자 (…) 윤 전 대통령은 입고 있던 옷을 벗고 속옷 상의와 속옷 하의 차림으로 방바닥에 드러누웠다고 한다.’
‘한 나라의 정치 지도자는 그 나라의 국민 수준’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는 그를 비웃지만 말고 냉정하게 우리 자신을 성찰해야 한다. ‘그는 서울대 출신이다. 검찰총장이다.’ 이 둘 앞에서 마음이 숙연해지지 않는 국민이 얼마나 있었을까?
발명왕 에디슨은 말했다.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1%의 영감이다. ‘1%의 영감’에 휩싸이게 되면, ‘99%의 노력’은 저절로 하게 된다. 그래서 에디슨은 말했다. ‘내 일생에서 일을 한 날은 하루도 없었다.’
우리 대다수는 자신의 타고난 능력이 아닌 분야에서 불철주야 노력해 왔다. 그 노력들은 우리를 지혜롭게 했나?
‘임금님은 벌거숭이’라는 걸 알아본 건 어린아이뿐이다. 당대의 최고 지식인이었던 대신들은 보이지 않는 옷을 보고 감탄했다. 이 시대의 우리 국민의 지적 수준이 다들 그 대신들 수준이다. 그래서 보이지 않았다.
벌거벗은 한 인간의 몸뚱이가. 서울대, 검찰총장이라는 눈부신 옷을 입은 정치 지도자로 보였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