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나는 어찌할 수 없는 유리 벽 너머에서 몸부림치는 것 같다

고석근

사람들과의 장벽을 쌓고 나서

나는 나 자신과의 장벽을 쌓고 싶어졌다

 

 - 이오시프 브로드스키, <장벽을 쌓고 나서> 부분 

 

 

헌책을 사러 A 사이트에 들어가 책을 고르고 핸드폰 결제를 하려는데, ‘헉!’ ‘당사 정책상 결제 불가’라고 한다. 

 

‘뭐야?’ 몇 번 시도해 보아도, 같은 알림만 뜬다. 내가 그동안 핸드폰 결제하며 뭐 잘못한 게 있나? 별별 생각이 다 떠올랐다. 고객 센터로 전화해도 상담자와 연결이 되지 않는다. 막막했다.

 

‘나는 어찌할 수 없는 유리 벽 너머에서 몸부림치는 것 같다’

 

너무나 훤히 보이는 현대 문명사회,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는 어느 한 곳에 갇히면 옴짝달싹할 수가 없다. 자신과 무서운 싸움이 시작된다. 언젠가 본 영화가 생각난다. 테러범들에 의해 전기가 나가고 컴퓨터, 핸드폰이 먹통이 된다.

 

한순간에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대통령과 그를 지켜줘야 하는 경호관들이 유리 벽에 갇히게 된다. 과학기술 문제? 아니다. 외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해서 그렇다. 인간이 통제하지 못할 만큼 과학기술이 발달해서 그렇다.

 

그 근원에는 ‘사람들이 사람들과의 장벽을 쌓은 원죄’가 있다. 그 후 우리 모두 유리 벽에 갇히게 되었다.

 

사람들과의 장벽을 쌓고 나서

나는 나 자신과의 장벽을 쌓고 싶어졌다

 

전화가 왔다. 고객센터란다. 로봇처럼 말한다. 

 

“이제 해결되었습니다”

 

나는 이유가 뭐냐고 항의하다가 

 

“고맙습니다”

 

하며 전화를 끊었다. 잠시 유리 벽에서 나왔다.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5.08.14 09:13 수정 2025.08.1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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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