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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맛 (43)
눈을 감고, 몸의 감각을 열어
그대를 온전하게 느껴본다네
빛이 스며들고 바람이 살갗에 닿고
심장이 요동치는 소리를 들으면
그제야 나는 그대의 일부라는 것을
소곤소곤 핀 달맞이꽃처럼 알았다네.
나는 나를 내어주고 나를 구해서
고독이 머무는 가장 넓은 집에 앉아
몸의 감각으로 도달할 수 있는
고통의 세계를 만나는 중이라네
어둠이 어둠 속에서 별을 만들었듯이
별이 별빛 속에서 빛을 만들었듯이
빛이 빛 속에서 나를 만들었듯이
오늘 밤 그대는 살며시 내게로 와
어둠이 되었다가 별이 되고
별이 되었다가 빛이 된다네
완전성의 옷을 입고 찾아오는 그대여
살아서 맛보는 사랑의 맛에 취해보리라

[전승선]
시인
자연과인문 대표
이메일 : poet196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