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바다는 밤에 찾아온다
새벽 세 시에 일어나 창밖을 보면
낯선 어둠이 나를 노려본다.
앞산으로 흐르는 어둠의 옷자락을
바람이 거두어들이고 있다.
머리를 풀어 헤친 바람이 유리창으로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면
새벽안개는 거처도 없이 허공중에 떠돈다.
꿈인지 잠인지 기억은 털어지지 않고
멀리 오지를 헤매는 시간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는다.
나의 편애와 싸우고 난 밤은 새벽이 오지 않는다.
멀리 달아나 버리거나 거울 뒤에 숨어 버린다.
거울 속의 나는 표정이 없다.
오랜 두통은 비상구를 갖고 있다
냉장고 속에 바다를 숨겨두었다가
다시 꺼내놓으면 바다는 얼음 속에서 발버둥 친다.
물결을 부수고 뛰쳐나오려다
그대로 얼어버린 물무늬를 바라보며 웃었다.
네모가 되어버린 바다를 입안에 넣고 녹여 먹었다.
가슴까지 내려가는 바다가 갑자기 출렁인다.
성난 파도를 누르려고 한 컵의 바다를 다시 마셨다.
희미한 기억의 바다가 뛴다.
신열을 토해내며 저 뜨거운 바다로 뛰어간다.
가슴에 얹혔던 어둠이 내려가고
저 바다가 이제 막 새벽을 토해낸다.
노랫말 : 전승선
작 곡 : SUNO
노 래 : SU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