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신화극장] 행복을 지켜주는 위대한 수호신, ‘데치엔 왕촉’
안녕하세요. 김미희입니다. 인간은 신화를 먹고 자랍니다. 신화는 사상과 철학과 문학이 응축된 위대한 서사입니다.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위대한 신화 속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오늘은 부탄의 민간신앙에서 추앙받는 ‘데치엔 왕촉’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Let's go
히말라야 깊은 산속에 있는 부탄에서는 각 마을이나 산마다 ‘로칼 데바’라는 지역신을 모시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역신을 모시며 제사를 지내고 백성들의 안녕을 빌며 풍년이 들기를 기도해 왔죠. 정령숭배 사상이 깊어서 산신이 깃든 장소라든지 물신을 모시는 사당 같은 전통적 사원이 마을마다 있었습니다.
옛날 옛적, 부탄의 깊은 히말라야 산속에 풍년을 기원하며 드나드는 순례자들이 많았죠. 그러나 산속에는 독한 안개와 험한 절벽이 많아 종종 사람과 가축이 길을 잃고 목숨을 잃곤 했습니다. 그때 사람들은 산속에서 커다란 흰말 위에 탄 빛나는 황금색 옷의 신령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가 바로 데치엔 왕촉이었죠. 그의 발걸음이 닿는 곳에는 풀이 자라고 바람이 잠잠해지며, 길 잃은 이들이 안전하게 마을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데치엔 왕촉은 풍년의 수호신이며 짐승들의 보호자이고 병마와 재앙을 막아주는 수호신이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데치엔 왕촉에게 제사를 지내면서 가축이 병들지 않게 해 달라고 빌었고, 아이들이 무사히 자라게 해 달라고 빌었으며, 농작물이 잘 되게 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해, 한 마을에, 가뭄과 병으로 마을 사람들이 고통받고 모두가 굶주리고 가축은 병들었죠. 마을 어른들은 산에 올라가 데치엔 왕촉에게 절을 올리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하얀 안개 위로 흰말을 탄 금빛 신령이 나타났습니다. 데치엔 왕촉은 번개 창을 하늘로 들어 올려 사나운 역병 귀신을 몰아내고 폭우를 불러들여 말라죽던 논밭에 생명을 불어넣었습니다. 그 덕에 마을 사람들은 풍년을 맞고 다시 평화를 되찾을 수 있었죠. 이후부터 사람들은 매해 가을, 데치엔 왕촉에게 술과 버터, 향을 바치며 감사의 제사를 올렸습니다.
부탄 사람들은 지금도 “데치엔 왕촉이 산에 머문다”는 말을 합니다. 높고 험한 산들이 많은 히말라야에 ‘데치엔 왕촉’ 같은 수호신이 있다는 것은 부탄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었을 것입니다.
한편의 작은 드라마 [3분 신화극장]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김미희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