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정명 [기자에게 문의하기] /
안녕하세요. 강라희입니다. 과부하 걸린 뇌는 달콤한 설탕을 원하지만 시는 부패하지 않게 해주는 소금 같은 것이죠. 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위한 위로의 시 한 편이 지친 마음을 치유해 줄 것입니다. 오늘은 법정 스님의 ‘어떤 나무의 분노’를 낭송하겠습니다.
어떤 나무의 분노
보라!
내 이 상처투성이의 얼굴을
그저 늙기도 서럽다는데
네 얼굴엔 어찌하여 빈틈이 없이
칼자국뿐인가
내게 죄라면
무더운 여름날
서늘한 그늘을 대지에 내리고
더러는
바람과 더불어
덧없는 세월을 노래한
그 죄밖에 없거늘
이렇게 벌하라는 말이
인간헌장의
어느 조문에 박혀 있단 말인가
하잘것없는 이름 석 자
아무개!
사람들은 그걸 내세우기에
이다지도 극성이지만
저 건너
팔만도 넘는 그 경판 어느 모서리엔들
그런 자취가 새겨 있는가
지나간 당신들의 조상은
그처럼 겸손했거늘
그처럼 어질었거늘
언젠가
내 그늘을 거두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날
나는 증언하리라
잔인한 무리들을
모진 그 수성들을
보라!
내 이 상처투성이의 처참한 얼굴을
법정 스님의 ‘어떤 나무의 분노’, 모든 분들 힐링받는 시간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강라희 기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