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하루] 배추벌레

김선자

 

배추벌레
 

 

툇마루의 아침
태풍 지나 심으려던
아빠가 사다 놓은 
배추 모종 한 판 

모서리 한쪽
빠끔빠끔 구멍이 난다
누구의 짓일까
아직, 심지도 않았는데

이틀 밤 지난 아침
배추벌레 한 마리 
아기 볼 할퀴려다
엄마한테 들켰다

혼쭐 난 애벌레
아기 볼 다독이고
담을 넘어 풀숲 찾아 떠난다.

 

 

[김선자]

계간 『문예창작』 시조 등단(2022), 

계간 『시창작』 시 등단(2024). 

시조집 『뿌리 아픈 팔손이』(2024). 

시와이상 문학회 회장.

작성 2025.09.06 09:15 수정 2025.09.06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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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