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밖으로
겨우 넘어온 산 하나를 버리고
타다 남은 그리움을 묻고 돌아온 저녁
어둠이 서걱서걱 쌓이는 빈방을 서성이네.
은발의 머리카락을 풀어 내리는 달빛을 꺾어
눈동자엔 달맞이꽃보다 먼저 핀
한 무더기의 눈물 꽃이 흐드러져 있고
투덜대던 아픔마저도 제 무늬를 새기지 못해
주저앉아 울먹이는데 견뎌낼 시간이
바다에 갇힌 파도처럼 몸부림치네.
내 안의 섬은 가까이 있어도 다가가면 멀어지고
쓸쓸한 마음이 젖은 손수건 끝에 매달려 끌려오는 밤
먹구름 속의 천둥처럼 내리꽂히던 날들은
휴지통에 던져 버린 다 닳은 건전지 같다.
발밑을 따라오는 작은 길을 열어가며
이제 조금씩 귀가 열리고 있는데
붉게 떨어지는 햇살이 몸 위에 내려앉는다.
신열조차 찾아오지 않는 침대에 누워
마른기침을 쏟아 내고 먼 산을 힘없이 바라볼 때
창가를 기웃거리는 저 달이 환장하게 웃고 있다.
무게로 잴 수 없는 삶의 가벼움을 내려놓고
흐르는 물소리에 남루한 꿈을 씻어내면
미친 듯 써버린 시간에 갇혀
내뱉는 숨소리마저 흔들리는 지금
다시 나를 버렸다.
I Abandon Myself Again
I buried a mountain
and came home to silence.
Moonlight unties silver hair,
but tears bloom first.
Even pain forgets itself,
and time writhes
like waves locked in sea.
The island within me—
near, yet fading.
Loneliness clings
to a wet corner of night.
Thunder-days,
tossed like dead batteries.
A path opens underfoot,
light rests on skin.
I cough into stillness,
watching hills fade.
The mad moon laughs
at my window.
I lay down
the weightless life,
rinse dreams in flowing sound.
Breath shakes—
and again,
I abandon myself.
노랫말 : 전승선
작 곡 : SUNO
노 래 : SU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