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좋다] 김삿갓의 ‘난고평생시’

 

안녕하세요강라희입니다과부하 걸린 뇌는 달콤한 설탕을 원하지만 시는 부패하지 않게 해주는 소금 같은 것이죠바쁜 일상 속에서 나를 위한 위로의 시 한 편이 지친 마음을 치유해 줄 것입니다오늘은 김삿갓 시인의 난고평생시를 낭송하겠습니다.

 

 

 

난고평생시

 

 

 

새도 둥지가 있고 짐승도 굴이 있건만

내 평생을 돌아보니 너무나 가슴 아파라.

짚신에 대지팡이로 천 리 길 다니며

물처럼 구름처럼 사방을 내 집으로 여겼지.

남을 탓할 수도 없고 하늘을 원망할 수도 없어

섣달그믐엔 서글픈 마음이 가슴에 넘쳤지.

초년엔 즐거운 세상 만났다 생각하고

한양이 내 생장한 고향인 줄 알았지.

집안은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렸고

꽃 피는 장안 명승지에 집이 있었지.

이웃 사람들이 아들 낳았다 축하하고

조만간 출세하기를 기대했었지.

머리가 차츰 자라며 팔자가 기박해져

뽕나무밭이 변해 바다가 되더니,

의지할 친척도 없이 세상인심 박해지고

부모상까지 마치자 집안이 쓸쓸해졌네.

남산 새벽 종소리 들으며 신끈을 맨 뒤에

동방 풍토를 돌아다니며 시름으로 가득 찼네.

마음은 아직 타향에서 고향 그리는 여우 같건만

울타리에 뿔 박은 양처럼 형세가 궁박해졌네.

남녘 지방은 옛부터 나그네가 많았다지만

부평초처럼 떠도는 신세가 몇 년이나 되었던가.

머리 굽실거리는 행세가 어찌 내 본래 버릇이랴만

입 놀리며 살 길 찾는 솜씨만 가득 늘었네.

이 가운데 세월을 차츰 잊어 버려

삼각산 푸른 모습이 아득하기만 해라.

강산 떠돌며 구걸한 집이 천만이나 되었건만

풍월시인 행장은 빈 자루 하나뿐일세.

천금 자제와 만석군 부자

후하고 박한 가풍을 고루 맛보았지.

신세가 궁박해져 늘 백안시 당하고

세월이 갈수록 머리 희어져 가슴 아프네.

돌아갈래도 어렵지만 그만둘래도 어려워

중도에 서서 며칠 동안 방황하네.

 

 

 

이 시를 듣고 마음의 위로를 받았나요우리의 삶은 모두 한 편의 시입니다김삿갓 시인의 난고평생시를 들으니한평생 떠돌며 시를 짓고 살 수 밖에 없었던 김삿갓 시인의 가슴 아픈 삶이 먹먹함을 줍니다이 시를 들은 모든 분들 힐링받는 시간 되기를 바랍니다저는 코스미안뉴스 강라희 기자입니다감사합니다.

 

작성 2025.09.09 10:34 수정 2025.09.0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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