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신화극장] 태초의 신들 ‘랑이누이와 파파투아누쿠’
안녕하세요. 김미희입니다.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위대한 신화 속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오늘은 뉴질랜의 마오리 신화 ‘랑이누이와 파파투아누쿠’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Let's go
태초의 세상은 빛이 없었습니다. 마오리족에는 깊은 어둠 속, 하늘의 아버지 랑이누이와 대지의 어머니 파파투아누쿠가 서로를 꼭 껴안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너무나 사랑했기에 떨어질 줄 몰랐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 신들은 답답한 어둠 속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숨 쉴 틈도, 걸을 땅도, 펼쳐진 하늘도 없었습니다. 자식들은 모여서 상의했습니다.
“우리는 빛과 자유가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님을 영원히 함께 두자. 그 사랑 속에서 우리도 살 수 있지 않겠나.”
“아니야. 그리하면 우리에겐 길이 없다. 부모님을 갈라놓아야 한다.”
마침내 결심을 하고 형제 신들이 힘을 모아 부모를 떼어내려 했지만, 번번이 실패했습니다. 그때 숲과 생명의 신, 타네 마후타가 나섰습니다. 그는 땅에 등을 대고 두 발을 하늘로 힘껏 밀어 올렸습니다. 온 세상이 울릴 만큼의 힘이었습니다. 마침내, 하늘의 아버지 랑이누이는 높이 치솟아 위로 올라갔고, 대지의 어머니 파파투아누쿠는 아래에 남아 대지가 되었습니다. 그 순간 처음으로 빛이 세상에 스며들었습니다. 별들이 반짝이고, 바람이 불며, 세상이 열렸습니다.
하지만 하늘과 땅은 서로를 잊지 못했습니다. 랑이누이는 하늘에서 눈물을 흘리며 땅으로 내렸습니다. 그것이 비가 되었지요. 파파투아누쿠는 하늘을 향해 안개를 올려보냈습니다. 그것은 멀어진 연인을 향한 그리움이었습니다. 오늘도 비가 내리고 안개가 오르는 것은, 하늘과 땅, 랑이누이와 파파투아누쿠가 서로를 그리워하기 때문이라고, 마오리의 옛이야기는 전합니다.
‘랑이누이와 파파투아누쿠’ 이야기처럼 모든 창조는 분리에서 시작되죠. 빛과 어둠, 부모와 자식, 하늘과 땅의 분리는 곧 고통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문이기도 합니다. 이 신화는 단순히 마오리의 우주론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보편적인 비밀을 말하고 있습니다.
한편의 작은 드라마 [3분 신화극장]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김미희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