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9일 한글날을 앞두고 오리온과 특별하고 맛있는 협업을 선보인다. 이 협력의 결실로, 오리온의 인기 과자 ‘고래밥’과 ‘초코송이’를 옛 문헌 속 한글 서체로 새 옷을 입혀 ‘한글날 한정판’으로 출시한다.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강정원)과 오리온은 10월 9일 한글날을 앞두고 오리온의 인기 과자 ‘고래밥’과 ‘초코송이’를 옛 문헌 속 한글 서체로 새 옷을 입혀 ‘한글날 한정판’으로 출시한다.
이번 협업은 국립한글박물관이 민간기업과 직접 손을 잡고 제품을 출시한 첫 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자 포장에 담긴 한글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실제로 박물관이 소장한 문화유산에서 가져온 원형 그대로다. 소비자는 친숙한 과자를 통해 세종대왕과 조선의 마지막 공주가 사용했던 아름다운 한글 서체를 만날 수 있다.
‘고래밥’ 한정판에는 『월인석보』의 글씨가 담겼다. 『월인석보』는 세종과 세조가 지은 불경 언해를 묶은 책으로, 훈민정음 창제 직후 한글의 모습을 간직한 귀중한 자료다. 이번 한정판은 실제 목판본 책 속의 ‘고’, ‘래’, ‘밥’ 글자를 찾아 적용하여, 네모반듯하면서도 힘 있는 초창기 한글의 멋을 생생히 보여준다.
‘초코송이’에는 조선의 마지막 공주 덕온공주(1822-1844)가 직접 쓴 『자경전기』의 서체가 적용되었다. 조선 왕실 3대의 효심이 담긴 이 문헌은 덕온공주의 단아한 붓글씨로 기록되었으며, 국립한글박물관은 이를 토대로 디지털 글꼴(폰트) ‘덕온공주체’를 개발해 누구나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배포 중이다. 이번 한정판은 공주의 손글씨가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다시 숨 쉬는 특별한 계기가 될 것이다.
한정판 ‘고래밥’과 ‘초코송이’ 상자 상단에는 정보무늬(QR코드)가 삽입되어 있다. 스캔하면 국립한글박물관 아카이브(archives.hangeul.go.kr)로 연결되어, 『월인석보』와 『자경전기』에 대하여 온라인에서 더 깊이 감상할 수 있다. 간식 하나에도 문화유산을 즐기고 배우는 ‘작은 전시관’이 담긴 셈이다.
국립한글박물관 강정원 관장은 “이번 협력은 옛 문헌 속 한글을 과자 상자라는 친근한 일상 공간으로 불러낸 의미 있는 시도”라며, “앞으로도 산업계, 학계 등과의 다양한 협력을 통해 국민이 한글 문화유산을 쉽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