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가을
순간, 사랑은 내 것이 아닌 것을 깨달았지.
비 오는 도시 어디쯤에서
사람들은 돌아갈 길과 돌아올 길을 찾느라
받쳐 든 우산으로 빗방울을 떨어트리며 아우성치는데
막막한 감정이 만들어 내는 나의 눈물은
빗물을 따라 도랑을 내며 흐르고 있었네.
내가 다 허물어진 아집에 갇혀 있는 동안
그도 초라한 고집에 갇혀 내리는 비를 다 맞고
가슴속까지 차오르는 빗물만 바라보았네.
한없이 가벼운 애증이여
저 가을비에도 둥둥 떠내려가는 사랑이여
Looking back,
he had even taken in my autumn rain,
carving its memory
deep into his chest.
As I ran through the rain-drenched city,
perhaps I wasn't trapped inside myself—
but inside my own absence.
돌아갈 길은 빗물에 파묻혀 버리고
도시 어디쯤에서 방향을 잃어버렸는지 모른다네.
가끔 돌아보는 저 길 끝으로 낯선 사람이
시선을 떨군 채 빗물을 소리 없이 다 받아내고 있었지만,
그는 결 고운 웃음이 아직도 입가에 남아
빗속으로 햇살을 불러오는 중이었네.
그는 낡은 기억의 무덤을 걸어 나와
나를 부르고 있었네.
다시 돌아보면 그는 내 가을비까지 받아
가슴에 문신을 새기고 있었는데.
비 오는 도시를 달리던 나는
내 안에 갇힌 게 아니라
나의 부재에 갇혔는지 모른다네.
Looking back,
he had even taken in my autumn rain,
carving its memory
deep into his chest.
As I ran through the rain-drenched city,
perhaps I wasn't trapped inside myself—
but inside my own absence.
노랫말 : 전승선
작 곡 : SUNO
노 래 : SU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