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밖의 친구들, 마음건강을 잇다” — 제2회 마음건강 톡톡 페스티벌 성황

의사·환우·시민이 함께한 공감의 장, “정신건강은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

달리기·교사·소방관·연예인… 각자의 마음 이야기로 엮은 ‘치유의 릴레이’

공감과 연대 속에 피어난 ‘진료실 밖의 우정’, 정신건강 인식 개선의 새로운 출발점

‘소중한 사람을 위해 우울증을 공부합니다’의 최의종 작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백종우 정책연구소장. 사진=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제공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주최한 ‘2025 마음건강 톡톡(Talk Talk) 페스티벌 - 내 친구를 소개합니다Ⅱ’가 지난 10월 26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행사는 정신건강의 날을 기념해 ‘우리는 진료실 밖에서 서로를 돕는 친구입니다’라는 메시지 아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환우, 전문가, 일반 시민이 한자리에 모여 마음을 나누는 새로운 형태의 축제로 진행됐다.

 

 

달리기에서 시작된 공감의 첫걸음

 

 

행사의 문은 ‘마인드런(Mind Run)’ 소속 서영은(국립법무병원)·김형찬(서울메디의원) 전문의가 진행한 오픈 클래스 ‘달리기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으로 열렸다. 두 의사는 신체활동이 정신회복에 미치는 실제 경험을 공유하며, “달리기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치료적 대화의 공간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스트레스 해소, 중독 회복, 우울감 극복에 달리기가 도움을 준 환자 사례도 공개돼 관객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우울증은 사람이 아니라 상황의 문제”

 

 

오프닝 스피커로 나선 최의종 작가(『소중한 사람을 위해 우울증을 공부합니다』 저자)는 아내와 함께 겪은 우울증 극복 이야기를 통해 “우울증은 개인의 결함이 아닌 환경과 상황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에 빠진 사람처럼 환자뿐 아니라 도우려는 사람도 함께 지쳐간다”며 가족과 주변인의 이해와 교육이 치료의 첫걸음임을 역설했다. 이어서 백종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책연구소장이 가족 중심의 정신건강 응급지원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제안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더했다.

 

 

교사의 마음이 학생의 행복으로 이어지다

 

 

첫 번째 토크 세션 ‘행복한 교실을 꿈꾸며’에는 교사 실천모임 ‘관·심·단’의 조현서·위지영 교사, 김현수 성장학교 별 교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SNS 댓글 폭력 등 비대면 환경 속에서 교사들이 정서적으로 소진되고 있다”고 현실을 지적하며, “한 교사의 마음건강은 수십 명의 학생의 행복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학교 차원의 심리적 안전망 구축과 교직원 정신건강 지원 제도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트라우마를 넘어, ‘함께라서 가능한 회복’

 

 

두 번째 세션 ‘내면의 불 끄기, 함께라서 가능한 나’에서는 김용희 소방경, 박영민 소방령, 백명재 경희대학교병원 교수, 정찬승 학회 사회공헌특임이사가 각자의 트라우마 경험을 공유했다. 김 소방경은 “현장 트라우마는 시간이 지나도 흔적을 남긴다”며 “동료의 격려가 회복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박 소방령은 “스스로 보호하려 쌓은 마음의 벽이 오히려 가족에게 상처를 주었다”고 고백했고, 정찬승 이사는 “반복적 트라우마를 겪는 직업군에게 필요한 것은 ‘너만 그런 게 아니야’라는 공감”이라고 덧붙였다.

 

방송인 이성미, 가수 백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교수. 사진=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제공

연예인의 고통, 모두가 함께 들어야 할 이야기

 

 

세 번째 세션 ‘그들도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서는 방송인 이성미, 가수 백지영, 채정호 서울성모병원 교수가 연예인 자살 예방을 주제로 대화를 이어갔다. 이성미 씨는 “어린 연예인들이 비판보다 따뜻한 격려를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고, 백지영 씨는 “소수의 스타보다 보이지 않는 다수의 후배들에게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채정호 교수는 “유명인의 극단적 선택은 사회 전체의 정서에 깊은 파문을 남긴다”며, 사회적 예방과 지속적 지원의 중요성을 짚었다.

 

 

공감의 무대, 음악으로 마무리되다

 

 

행사의 마지막은 가수 백지영의 ‘희망의 노래, 치유의 선율’ 공연으로 장식됐다. 300여 명의 관객이 공연과 토크가 어우러진 무대에서 눈물과 웃음 속에 서로의 마음을 나눴다. 이해국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외협력홍보특별위원장은 “전문가, 환우, 시민이 경계를 넘어 공감과 연대를 나눈 새로운 형태의 정신건강 축제였다”며 “사회 전반에 따뜻한 시선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페스티벌은 정신건강 문제를 개인이 아닌 사회 공동의 과제로 바라보게 하는 전환점이 됐다.

 


‘진료실 밖의 친구들’이라는 슬로건은 전문가와 일반인이 서로를 이해하고 지지하는 공감의 메시지로 확산되고 있다. 정신건강 인식 개선, 교사와 공공직군의 심리 회복 지원, 연예인 자살예방 캠페인 등 다층적 논의가 이어지며, 시민 중심의 정신건강 생태계 구축에 긍정적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마음건강 톡톡 페스티벌’은 단순한 행사를 넘어 공감·치유·연대의 정신건강 운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신건강은 더 이상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진료실 밖에서 이어진 우정과 대화가 사회 전체의 마음건강을 회복시키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

 

 

작성 2025.10.29 18:06 수정 2025.10.29 18:09

RSS피드 기사제공처 : 체인지라이프 타임즈 / 등록기자: 유민성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

해당기사의 문의는 기사제공처에게 문의

댓글 0개 (1/1 페이지)
댓글등록-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글의 게시를 삼가주세요.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