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핵심 장비 TC 본더 놓고 한미반도체, 한화세미텍 특허전쟁 격화

HBM3E 세대 핵심 장비 ‘TC 본더’ 기술 침해 여부 놓고 맞소송

한미, 열압착 헤드 온도제어 특허 침해 주장…한화는 무효심판으로 대응

법원, ‘구조·기능·효과’ 동일성 여부 중심으로 판단 전망

HBM(High Bandwidth Memory)은 AI 반도체와 고성능 컴퓨팅(HPC) 시대의 핵심 메모리로, 여러 개의 DRAM 칩을 TSV(Through Silicon Via)로 연결해 세로로 적층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칩을 열과 압력으로 정밀 접합하는 TC 본더(Thermal Compression Bonder)가 핵심 장비로 꼽힌다.
특히 HBM3E 세대에서는 정렬 오차 ±1㎛, 온도 균일도 ±0.5℃ 수준의 정밀도가 요구돼 장비 성능이 곧 수율과 품질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HBM 핵심 장비 TC 본더를 둘러싸고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이 특허분쟁 중이다. (사진=Unsplahs)

■ 특허침해 소송과 무효심판, 역공까지 이어진 복합 분쟁

이번 분쟁은 2024년 말 한미반도체가 한화세미텍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에서 비롯됐다. 한미는 자사 TC 본더 기술이 무단 사용됐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이에 한화세미텍은 2025년 5월 한미의 두 건 특허에 대해 무효심판을 청구하며 반격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오히려 역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결국 양사는 ‘침해소송–무효심판–역소송’의 3중 구도로 맞서고 있다.

 

■ 기술 쟁점: 온도 제어 vs 다축 압력 알고리즘

분쟁의 핵심은 HBM3E용 TC 본더의 모듈 구조와 제어 기술이다. 한미반도체는 “열압착 헤드의 온도 피드백 제어 구조”가 자사 핵심 특허에 해당한다며, 한화세미텍 장비가 동일한 기능과 효과를 구현해 균등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한화세미텍은 “비접촉식 정렬 보정과 다축 압력 제어 알고리즘을 적용한 독자 설계”라며 침해를 부인하고 있다. 법원은 청구항 해석과 기술적 등가성 여부를 중심으로, 각 장비의 구성 요소가 ‘구조·기능·효과’ 면에서 실질적으로 동일한지를 판단할 전망이다.

 

■ 산업적 파급효과: 공급망·표준·시장구조에 직격탄

소송의 결과는 개별 기업을 넘어 국내 반도체 장비 생태계 전반에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공급망 리스크: 두 기업 모두 SK하이닉스·삼성전자에 HBM 장비를 공급 중이어서, 분쟁 장기화 시 조달 일정 차질이 우려된다.

시장 재편: TC 본더는 공정 병목 장비로, 승소 기업이 사실상 HBM 공정의 기술표준을 선점할 가능성이 크다.

IP 전략 강화: 단순한 특허 수보다 청구항 설계와 관리체계의 정밀성이 기술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 시사점: ‘특허’는 기술패권의 무기

이번 분쟁은 반도체 장비 기업이 지식재산권(IP)을 확보·관리하는 전략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기술적 차이가 미세하더라도 기능과 효과가 동일하면 침해가 인정될 수 있기에, 청구항 해석의 정밀화와 회피설계 검토가 필수적이다. 또한 무효심판에 대비한 선행기술 조사, 연구노트 및 설계파일의 시점 기록 등 증거력 관리 체계 역시 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결국 이번 사건은 HBM 공정의 기술표준과 국내 장비업체 주도권을 가르는 시험대로 평가된다.

 

 

  • 칼럼니스트  특허법인 서한  변리사 김동운
  • www.seohanip.com / blog.naver.com/seohanip2
  • ipdwkim@gmail.com / 02-553-0246 / 010-9124-3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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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력
  •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
  • 경력
  • 특허청 특허심판원 국선대리인
  •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 기술보호 지원반
  • 발명진흥회 특허기술평가 전문위원
  • 발명진흥회 지식재산 가치평가 품질관리 외부전문가
  • 중소기업중앙회 경영지원단
  • (사)서울경제인협회 지식재산 자문위원

 

작성 2025.10.31 10:23 수정 2025.10.3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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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