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신화극장] 필리핀 보홀섬의 신비한 전설, ‘초콜릿 힐의 눈물’
안녕하세요, 김미희입니다.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위대한 신화 속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오늘은 필리핀 보홀섬의 신비한 전설, ‘초콜릿 힐의 눈물’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Let's go.
아득한 옛날, 태양이 아직 바닷속에서 매일 솟아오르던 시절, 보홀섬에는 거대한 거인 ‘아로고’가 살고 있었죠. 그는 산보다 높고, 파도보다 빠른 존재였지만, 마음만은 순수했습니다. 어느 날 그는 인간 여인 ‘알리야’를 만나 사랑에 빠집니다. 작고 여린 그녀는 늘 아로고의 어깨 위에서 별을 세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신들은 이 사랑을 금지했습니다.
“거인의 눈물이 흘러내리면, 대지는 무너지고 바다가 끓으리라.”
운명은 결국 그들을 갈라놓았습니다. 인간의 시간이 다하자, 알리야는 바람처럼 사라졌고, 아로고는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습니다. 그의 눈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낮에도, 밤에도, 수백 날 동안 그치지 않고 대지를 적셨죠.
그의 눈물이 닿은 자리에 언덕이 생기기 시작했고 처음엔 부드러운 흙더미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단단한 산으로 굳어졌죠. 신들은 그를 불쌍히 여겨, 태양이 강하게 내리쬘 때마다 그의 눈물 언덕을 ‘초콜릿’ 색으로 물들이게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지금도 그곳을 ‘초콜릿 힐’이라 부릅니다. 전해 내려오길, 해 질 무렵 언덕 위에서 바람이 불면, 그건 아로고가 여전히 알리야를 부르고 있는 소리라고 합니다.
“사랑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다른 모양으로 세상을 감싼다.”
수백 년이 흐른 지금도, 초콜릿 힐은 계절마다 색을 바꿉니다. 비가 내릴 때는 연둣빛으로, 햇살이 강할 때는 짙은 갈색으로 변하지요. 사람들은 그 빛깔이 아로고의 마음이라고 믿습니다 사랑이 남아 있을 때는 초록으로, 그리움이 짙어질 때는 초콜릿빛으로. 그래서 보홀의 연인들은 언덕 위에서 사랑을 고백하며 속삭입니다. “우리의 사랑도 초콜릿 힐처럼,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게 해주세요.” 그렇게 초콜릿 힐은 거인의 눈물이 남긴 가장 달콤하고 슬픈 사랑의 언덕으로 남았습니다.
밤이 되면 언덕들은 달빛을 받아 부드럽게 반짝입니다. 초콜릿 힐은 단순한 자연의 경이로움이 아니라, 영원히 식지 않는 사랑의 증거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 편의 작은 드라마, [3분 신화극장]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김미희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