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가장 깊은 맛을 낼 때, 세상은 놀라울 만큼 고요하다


요즘은 ‘소통’이 능력으로 여겨지는 시대다. 그러나 소리만 넘쳐나는 세상에서 진짜 대화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메시지를 주고받고, SNS와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으로 반응을 요구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종종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다음에 자신이 할 말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서로의 말을 기다려주는 시간, 그 말 사이의 공백을 감당하는 인내가 부족해졌다. 말하는 사람이 많을수록 정작 들리는 건 더 적어진다.


 그런데 커피는 다르다.


 드립 커피를 내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다. 물이 너무 뜨거우면 향이 날아가고, 너무 식으면 풍미가 살아나지 않는다. 권장되는 물 온도는 약 90~92도. 진짜 향이 피어나는 순간은 물과 원두가 조용히 만나 균형을 이루는 그 때다. 조급하게 끓는 물을 붓거나, 충분히 준비되지 않은 온도로 서둘러 내리면 쓴맛만 남는다.


 이처럼 기다림이 흘러갈 때, 커피는 가장 깊은 맛을 드러낸다. 그 시간이 흐르는 동안 컵 앞에 앉은 사람들은 그 시간을 통해 잠시 말을 쉬고 향을 먼저 느낀다. 바쁘게 이어지던 대화가 잠시 멈추고, 테이블 위에는 자연스러운 고요가 흐른다. 커피를 기다리는 그 시간 자체가, 말보다 향을 먼저 느끼는 순간이 된다.


 이런 경험을 의식적으로 찾는 사람도 늘고 있다. 실제로 ‘말하지 않는 커피 문화’를 시도하는 공간도 등장했다. 서울 아현동의 한 카페는 이름부터 ‘침묵’이다. 이곳에서는 대화를 최소화하고, 커피가 추출되는 소리와 향을 오롯이 감각하게 한다. 손님들은 잔이 내려오는 동안 스스로에게 집중하며, 마음 속을 잠시 멈추는 시간을 갖는다. 천천히 스며드는 향과 함께 마음도 조금씩 가라앉는다.


 카페는 더 이상 단순히 음료를 마시는 장소가 아니다. 서로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릴 수 있는 공간, 침묵조차 자연스럽게 머물 수 있는 곳이 된다. 그 기다림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대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말하는 것’보다 ‘들리는 것’, ‘기다려지는 것’의 가치가 커진다. 그 안에서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커피가 가장 깊은 맛을 낼 때, 세상은 놀라울 만큼 고요하다. 향과 침묵 속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집중하고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



출처

말 없이 내리는 커피로 삶의 숨소리를 듣는, 아현동 카페 침묵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3295400i?utm_source=chatgpt.com

커피 10g에 물 180㎖…황금비율 지켜야 홈커피 맛있다

https://www.mk.co.kr/news/economy/10316798?utm_source=chatgpt.com


사진출처

https://25.media.tumblr.com/tumblr_ltm4wxITlu1qctg0qo1_500.jpg

작성 2025.11.01 20:30 수정 2025.11.19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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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