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의 기억, 40계단에서 되살아나다” — 제19회 40계단 문화축제 11월 8일 개최
부산의 원도심, 그중에서도 ‘40계단’은 한국전쟁 피란민의 눈물과 희망이 서린 상징적 공간이다. 그 역사적 장소에서 오는 11월 8일(토), 제19회 40계단 문화축제가 열린다. 19년째 이어져 온 이 축제는 부산 시민의 기억을 문화로 되살리는 대표적인 지역 축제로, 과거와 현재, 예술과 삶이 교차하는 특별한 장이 될 예정이다.
올해 축제는 ‘기억과 회복, 그리고 예술’을 주제로 열리며, 거리 곳곳에서 다양한 체험과 공연이 펼쳐진다. 40계단 일대를 가득 메운 사람들 속에서, 피란 시절의 힘겨운 삶을 상징하는 조형물들이 현실과 과거를 잇는 문화의 다리 역할을 하게 된다.
40계단 문화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시민 참여형 행사라는 점이다. 올해도 전통 음식 시식회(보리주먹밥, 할매 빙떡 등)를 비롯해, 활명 빚기 체험, 떡매치기, 하늘 풍선 만들기, 제기차기, 부채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부스가 마련된다.
또한 6.25전쟁 관련 그림 및 사진 전시가 열려, 당시 피란민들의 생생한 삶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어린이와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앙팡 체험존이 운영되어 세대 간 공감과 추억을 나누는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40계단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한국전쟁 시기, 부산으로 피란 온 수많은 이들의 삶이 녹아 있는 ‘기억의 공간’이다. 축제 현장에는 그 시절의 일상을 재현한 동상과 거리 조형물이 곳곳에 배치되어,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과거로 걸어 들어가듯 역사적 체험을 할 수 있다.
부산 중구는 이번 행사를 통해 원도심 재생의 일환으로 40계단 일대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40계단은 단순한 과거의 상징이 아니라, 현재의 시민들이 문화를 통해 미래를 그리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전했다.
오후 4시부터는 본격적인 무대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개막식과 함께 진행되는 ‘40계단 가요제’는 매년 부산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받는 대표 코너다.
올해는 초청가수 박수정을 비롯한 지역 인기 가수들이 출연해 가을 저녁의 정취를 더한다.
또한 지난해 열렸던 제18회 40계단 전국가요제 수상자들의 앙코르 무대도 준비되어, 신예와 베테랑 가수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음악 축제가 될 전망이다.
제19회 40계단 문화축제는 단순한 지역 축제가 아니다.
이곳은 부산의 역사, 민중의 삶, 그리고 예술적 감성이 함께 흐르는 장소다.
11월의 바람 속에서 40계단은 또 한 번, ‘기억이 문화가 되는 순간’을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갈 것이다.
부산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 축제는, 도시가 가진 이야기의 힘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