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영주입니다. 사랑하는데 이유를 달지 않듯이 시를 읽는데 이유가 없지요. 바쁜 일상속에서 나를 위한 위로의 시 한 편이 지친 마음을 치유해 줄 것입니다. 오늘은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낭송하겠습니다.
귀거래사
논밭이 묵는데 어이 아니 돌아가리
스스로 마음이 몸의 부림 받았거니
어찌 홀로 근심에 슬퍼하고 있으리
지난날은 돌릴 수 없음을 알았으니
이에 앞으로는 그르치는 일 없으리
길이 어긋났으나 멀어진 건 아니니
지난날은 그랬고 이제부터 바르리
고운 물결 흔들흔들 배를 드러 놓고
바람 가벼이 불어 옷자락을 날리네
지나는 이에게 앞길 물어 가야하니
희미한 새벽빛에 절로 한숨이 나네
어느덧 이르러 집이 바라다 보이니
기쁜 마음에 달리듯이 집으로 가네
사내아이 종 나와 반가이 맞이하고
어린 아들 문 앞에 기다려 서 있네
세 갈래 오솔길에 잡초 우거졌어도
소나무와 국화는 그대로 남아 있네
어린 아들 손잡고 방으로 들어서니
술항아리 가득히 술이 나를 반기네
술병과 술잔 끌어당겨 혼자 마시며
뜰의 나무를 지그시 보며 미소짓네
남쪽 창에 기대어 멋대로 있노라니
작디작은 방이지만 편하기 더 없네
정원은 매일 거닐어도 풍치가 있고
문은 나 있으나 늘 닫아 두고 있네
지팡이 짚고 가다가는 쉬기도 하고
때로는 머리 들어서 멀리 바라보네
구름은 무심히 골짝을 돌아 나오고
날다 지친 저 새 돌아올 줄을 아네
저 해도 어스름에 넘어가려 하는데
서성이며 홀로 선 소나무 쓰다듬네
사귐도 어울려 놀음도 이젠 그치리
세상과 나는 서로 어긋나기만 하니
다시 수레에 올라서 무엇을 구하리
친한 이웃과 기쁘게 이야기 나누고
음악과 글을 즐기며 시름을 삭이리
농부가 나에게 봄이 왔음을 알리니
서쪽 밭에 나가서 일을 하여야겠네
때로는 천막을 두른 수레를 몰아서
때로는 외로운 배의 삿대를 저어서
깊고 굽이져 있는 골짝을 찾아가고
험한 산길 가파른 언덕길을 지나네
물오른 나무들은 꽃을 피우려 하고
샘물은 퐁퐁 솟아 졸졸 흘러내리네
모두가 철을 만나 신명이 났건마는
나의 삶 점점 더 저물어 감 느끼네
이 시를 듣고 마음의 위로를 받았나요.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들은 모든 분들 힐링받는 시간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나영주 기자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