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희의 문학 통신

그대 스민 창가에서

- 시 -

 

 

손희 (시인, 별다방한국문학연구소 대표)

 

    그대 스민 창가에서

 

                                         

                                                                            손 희

 

 

 

복된 소낙비가 내립니다

 

나는 낡은 이름의 획을 하나씩 접어

당신의 향기가 스민 책갈피에 고이 눕히고

창가에 서서 

새날을 맞이할 이름을 열어 봅니다

 

햇살이 포근하게 불러주는 이름

바람이 조근히 속삭이는 이름

세상이 온기를 더하는 이름

그것이 당신의 이름입니다

 

잊히지 않으려는 몸부림보다

 깊이 간직되며 투명하게 빛나는 그대,

그늘이 모두 당신의 날을 기쁘게 맞이합니다 

 

어제를

굽이진 냇가에 흘려보내고

오늘을

소박한 별빛처럼 가슴에 새겨 봅니다

내일이웃의 웃음 속에 살아갈 그대 

 

목이 쉰 골목마다 뜨겁게 적셨던 당신의 발자국은

한 그루 나무처럼 뿌리 내릴 내일을 위해

온 세상 가슴을 푸르게 다독이는 노래였습니다

 

그러기에

새날은

단순한 이름이 아닙니다

사랑을 기록하는 또 하나의 심장입니다

 

고독한 하루가 수줍게 돌아앉아

시대의 눈물을 닦아주리라 다짐하는 이름입니다

 

여전히

부끄러운 바람결이 회한의 역사를 남기고

갈망은 어두운 길을 물어야 하지만,

당신의 이름 앞에서 다시 사랑을 배웁니다

 

그대의 숨결을 기억하는 언어로

도시의 꿈을 품는 노래로

오늘 그 처음 사랑이

넉넉한 시월의 하늘가에 

새 태양을 심습니다

작성 2025.11.30 22:35 수정 2025.12.0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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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