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식 칼럼] 설득의 방법

김관식

우리는 살아가면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할 상황이 많이 생긴다. 그때 자신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상대방을 설득했다는 말은 말의 효과가 나타났다고 할 것이다. 즉 말하는 사람의 능력이 발휘되었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수사학’에서 설득의 3요소로 에토스(ēthos), 파토스(pathos), 로고스(logos)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사람의 영혼(프시케 : Psyche)는 이성, 감성 그리고 품성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는데, 성공적인 설득을 위해서는 각 요소별 순차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 순서는 에토스 -> 파토스 -> 로고스다. 이 말은 성공적인 설득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상대에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상대의 감정을 살피고 이해하며, 설득의 내용을 전달하는 과정의 수순을 따라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품성(에토스Ethos)은 설득하는 사람의 고유한 성품, 매력도, 카리스마, 진실성을 뜻한다. 같은 말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이 말하면 더 믿음이 가고 공감이 가는 이치이다. 타인에게 신뢰를 얻으려면,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 평소에 자신이 한 말이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진실성, 진정성을 보일 때, 신뢰하게 된다. 그리고 사람들은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대화를 나누는 상대의 인격과 품성을 느끼고 판단하며, 그 판단의 결과는 설득의 성패에 있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감성(파토스Pathos)은 사람의 심리상태에 해당하는데, 상대방의 심리 또는 감정 상태에 따라 설득의 상황이 달라진다. 설득하려면 듣는 사람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무리 뛰어난 말솜씨와 논리를 갖고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해도 설득당하는 사람의 마음 상태나 처지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상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를 하고, 설득의 과정에서 적절한 태도로 진심을 전달하기 위한 노력이 더해지면, 에토스를 더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다. 

 

이성(로고스Logos)은 상대방에게 명확한 증거를 제공하기 위한 논리다.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결정할 때 합리적인 이치에 근거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논리와 증거를 갖추지 못하면 설득은 불가능하다.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우선 상대를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명확한 주장과 적절한 뒷받침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현대인들의 일상생활에서의 문제점을 다각적으로 연구하는 두뇌 집단인 라이프 엑스퍼트의 저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기술』에서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실제로 실험한 사례를 통해 알아낸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첫 만남에서부터 호감을 얻는 방법을 실험을 통해 밝혀냈는데, 지나치게 경계심을 품거나 긴장하는 상대에게 적당한 때에 실수를 저지르거나 실패담으로 호감을 이끌어낸다.

 

둘째, 고집이 센 사람을 설득하는 지혜로 식사나 술을 나눠 나누면, 설득의 과정이 쉬어진다.

 

셋째, 설득의 기본자세로 오픈 포지션이어야 하는데, 이는 상대방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는다는 무언의 의미를 전달하므로 그 태도만으로 성의를 느끼고 마음을 열게 된다. 오픈 포지션은 자연스러운 사람→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무의식적 연상이 일어나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설득할 줄 모르는 사람일수록 완력에 기대는 클로즈 포지션을 지니기 마련이다.

 

넷째, 마음을 돌리기 위한 마지막의 다짐으로 암시적 설득보다는 명시적 설득이 효과적인데, 상대방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이유를 설명하고, 그러므로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결론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다섯째, 바쁜 사람을 스피디하게 설득하는 방법으로 설득의 목적을 마지막에 들려주는 클라이맥스 논법과 처음부터 그 목적을 밝히는 반클라이맥스 논법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클라이맥스 논법이 반클라이맥스 논법보다 효과적이다. 

 

여섯째, 설득의 성패는 최초 3분에 달렸다. 실험 결과 상대방이 진지하게 설득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시간은 3분이다. 3분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

 

일곱째, 설득하고 또 설득하면 결과는 같은 이야기를 세 번 들려주었을 때 심리적인 동조가 일어났다.

 

여덟째, 신념이 상한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종교적 신념과 다를 경우 신념을 지키려는 방어적 태도를 선택하므로 상대의 신념과 어긋나는 의견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아홉째, 설득당하지 않는 사람을 설득하는 방법으로는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하는 진술은 설득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큰 도움이 되며, 상대가 반대할 때에는 장기판을 바라보듯이 상대방의 본심을 밝혀내야 한다.  

 

이 밖에도 구소련의 임상심리학자 제이갈리가 실험을 통해 밝혀낸 “미완의 행위가 완료한 행위보다 기억에 남는다”라는 제이갈리 효과를 써보는 것도 좋다. 상대방이 내 의견에 관심을 보이지 않을 때는 도중에 끝낸다. 상대방은 당신의 이야기에 특별한 관심이 없지만, 아직 다 듣지 못해다는 초조감으로 흥미를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설득은 상황과 상대에 따라, 그리고, 설득 시기와 설득 자가 누구이냐에 따라 설득이 이루어지는 속도와 정도가 다르지만, 상대방을 설득할 때 만약 옆에 다른 누군가가 있고 그 사람들이 여럿이라면, 감정전이로 설득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감정전이란 어떤 대상에 대한 감정이 그와 관련된 다른 것에까지 옮겨가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 어떤 상황에서 느꼈던 감정을 다른 대상에게서 느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특정한 음식을 제공해 주면, 그 음식과 관계된 행복한 기억이 떠올라 특정 음식을 제공해 주는 사람에게서 과거 기억 속의 안락함을 느끼는 게 되는데 바로 이것이 감정전이이다. 설득할 때 상대방이 다수라면, 그 중의 소수에게 나를 같은 소속, 같은 고향, 같은 학교 출신, 같은 무리라고 느끼게 하는 즉, 학연 지연 등이 감정 전이로 설득하기 쉽게 된다.

 

우리는 실제 생활 현장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에게 설득하기 위해 같이 식사를 하거나 술좌석을 갖기도 하고, 감정전이를 위해 학연, 지연의 중요 인사와 함께 만나 같은 취미 활동, 즉 골프모임을 갖는 등 설득을 쉽게 이루기 위한 방법들을 활용하고 있다.  

 

어찌되었건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려면. 설득 과정에 어려움이 뒤따른다. 오늘날까지 바쁜 일상 속에서 서로 대화의 시간이 부족해 설득하는 시간이 없어 인간관계에 금이 가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상대를 설득하지 못하고 자신의 의견대로 일을 추진하면 결국에는 인간관계를 해치게 된다.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설득은 중요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설득의 3요소와 라이프 엑스퍼트의 실험 결과를 참고해서 설득 방법을 익히는 것도 원만한 인간관계와 밝은 사회를 조성하는데 기여하는 길일 것이다.

 

 

[김관식]

시인

노산문학상 수상

백교문학상 대상 수상

김우종문학상 수상

황조근정 훈장

이메일 : ​kks41900@naver.com

 

작성 2025.12.01 10:04 수정 2025.12.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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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