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신화극장] 콩로레 동굴의 물의 심장, ‘남파’
안녕하세요, 김미희입니다. 오늘은 라오스 밤하늘 아래, 지상의 별처럼 반짝이는 카르스트 절벽과 에메랄드 빛 강물이 길을 잃고 스며드는 곳, ‘콩로레 동굴’에 얽힌, 오래된 전설을 들려 드릴게요. Let’s go.
아주 먼 옛날, 아직 메콩의 물결에도 이름이 없던 시절, 콩로레에는 ‘남파’라 불린 강의 정령이 살았다고 해요. 그녀는 물의 빛을 조종해 어둠을 밝히고, 인간의 슬픔을 씻어내며, 숲과 마을을 잇는 다리가 되어주었죠. 물줄기가 그녀의 숨결이 되고, 물안개는 그녀의 발자국이 되었다고 하지요.
하지만 어느 날, 마을의 욕심 많은 영주가 산의 심장부에 박힌 ‘푸른 씨앗’—세상의 첫 빛이 머문 결정—을 빼내려 했습니다. 그 빛이 손에 들어오면 영원한 번영을 누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영주가 동굴의 심장을 쪼개려는 순간, 대지는 떨리고, 물은 미친 듯 소용돌이쳤으며, 남파의 얼굴에서 마지막 미소가 지워졌습니다.
남파는 스스로를 희생해 빛의 결정을 감싸며 동굴 깊숙이 몸을 숨겼어요. 그 순간부터 콩로레는 끝을 알 수 없는 어둠의 강이 되었고, 그 속을 노 젓는 자만이 남파의 숨결을 들을 수 있게 되었죠. 강물이 어둠 속에서도 초록빛으로 은은히 빛나는 이유는, 남파가 남긴 ‘물의 심장’이 아직도 동굴의 깊은 속살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해져요. 그래서 여행자들은 콩로레의 좁고 긴 협곡을 지나갈 때마다 물결이 배 밑을 스치는 소리에 조용히 귀를 기울입니다. 어떤 이는 그 소리를 단순한 물살이라 말하지만, 오래된 마을 사람들은 천천히 미소 지으며 속삭이죠.
“저건 남파가 아직도 우리를 지켜보는 숨결이야. 욕심이 다시 세상을 더럽히지 않도록 말이야.”
지금도 콩로레의 어둠은 두 개의 심장으로 뛰고 있습니다. 인간의 탐욕이 남긴 그림자와, 정령의 희생이 남긴 빛. 그 사이에서 물은 천천히 흐르며, 동굴 바위벽에는 마치 살아 있는 문장처럼 비늘빛 반짝임이 오르고 내려요. 그것은 남파가 남긴 마지막 경고이자, 마지막 위로라고 사람들은 믿습니다.
[3분 신화극장] 오늘의 전설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김미희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