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식 시] 은행 나뭇잎

김태식

 

은행 나뭇잎

 

 

어느 산사山寺에 속세 티끌

잔뜩 묻은 마음 한 접시

소복이 부으니 그곳에도

가을이 서녘으로 저물고

 

저녁놀에 흠뻑 젖은 노란

은행잎 마당에 떨어지니

시간 머금은 노오란 슬픔

가을에 섞여 뒤척이더라

 

배고파 울던 참새 한 마리

은행잎 쪼며 울던 노랗게 

눈물짓다가 지쳐 날아간

가을 하늘은 더 노랗고

 

무성한 초록 잎 보다 더 

기다렸던 하얀 서리 이불로

덮을 겨울 앞에 아련히

떠나가는 노란 이별

 

 

[김태식]

미국해운회사 일본지사장(전)

온마음재가센터 사회복지사(현)

울산신문 등대문학상 단편소설 당선 등단

해양문학상 논픽션 소설 당선

사실문학 시 당선 등단

제4회 코스미안상 수상

이메일 : wavekts@hanmail.net

 

작성 2025.12.02 10:53 수정 2025.12.0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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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