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우주 [기자에게 문의하기] /
내가 어르신이라니
어르신 여기 앉으세요
젊은 이가 일어서며
한옆으로 비켜서서
주위를 돌아 보니
젊은이가 자리를 가리키며
눈인사를 하네
얼떨결에 자리에 앉으며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보니
내가 벌써 어르신이구나
고희연의 뷔페식당에
친구와 같이 들어가면
어르신들은 이쪽입니다
꾸벅하며 안내를 한다
뷔페식당인데 그곳은
음식들이 차려져 있고
들고나는 사람들이
모두 인사를 한다
내가 어르신이라니
어떻게 해야 하나
인사하는 사람에게는
각별한 관심으로
손잡아 위로하고
축하도 해야겠지
그러나 이제는 예쁘다
잘한다는 칭찬보다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못 들은 척
덮어주고 감싸주고
적당히 넘어 가주며
매사에는 한발씩
뒤로 물러서
뒤따르는 이들을
앞세워야지
오늘도 젊은이들의
편안한 자리가 되도록
적당한 핑계를 대고
자리에서 일어나야지
귀가 순해지는
나이를 지나고 보니
이제야 조금
세상이 보이는 듯하네!

[이장영]
시인
칼럼니스트
일어통역사
부동산개발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