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기자: 최현민 [기자에게 문의하기] /
겨울애상
봉고트럭에서 외쳐대는
귤 한 상자를 샀습니다.
육천 원을 지불하고
한 알을 까서 먹었지요.
향긋한 냄새가 입속을
돌아다녔지만 귤에 담긴
농부의 한숨이 따라다녔습니다.
하늘은 낮게 내려앉아
바람을 밀어내고 사람들은 어스름의
저녁을 이고 종종걸음으로
집을 향해 걸어갑니다.
어디쯤에서 낯설지 않은
술취한 아저씨가 이 사람 저 사람을 보며
뒤틀린 삶을 토해냅니다.
미칠 것 없는 사람들은
찡그리는 관심조차 두지 않고
제 길을 찾는데 담벼락에 기댄
아저씨의 술기운을 차가운 겨울바람만이
등을 쓸어주고 지나갑니다.
그렇게 살아가고
그렇게 잊혀가고
누군가는 저녁을 하고
누군가는 술을 마시고
또 누군가는 혁명을 하고
또 누군가는 사랑을 하고
세상은 그렇게 흘러갑니다.
흘러가는 세상을 바라봅니다.
오늘 산 한 상자의 귤 속에
겨울이 노랗게 멈춰 있었습니다.
We live like that.
And we are forgotten like that.
Someone is making dinner,
Someone is drinking,
Someone is starting a revolution,
And someone is falling in love.
The world flows on like that.
I watch the world as it flows by.
노랫말 : 전승선
작 곡 : SUNO
노 래 : SU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