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 신화극장] 신들의 거처 '카일라스'

 

[3분 신화극장] 신들의 거처 ‘카일라스’

 

안녕하세요, 조아라입니다. 오늘은 바람조차 숨을 고르는 듯한 히말라야의 깊은 적막 속으로 함께 걸어가 볼까요? 물결처럼 층층이 쌓인 설원이 하늘과 만나는 카일라스는 오래전부터 신들의 발걸음이 머물던 자리라 불려왔습니다. 그 신비로운 산이 품고 있는 전설을 들려드릴게요. Let’s go.

 

아득한 시대, 세상이 아직 선명한 경계 없이 흐르고, 신과 인간의 숨결이 한 산길에서 섞여 지나던 시절이 있었지요. 그때 히말라야의 여러 봉우리들은 서로 다른 꿈을 꾼다고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깊은 침묵을 간직한 봉우리, 빛이 닿아도 흔들리지 않고, 바람이 스쳐도 그저 묵묵히 서 있는 그 산이 바로 카일라스였습니다. 사람들은 이 봉우리를 바라보며 “여긴 아무도 오를 수 없는 자리다”라고 속삭였어요.

 

전설에 따르면, 카일라스는 세상을 굽어보는 신들의 회당이자 모든 강과 생명의 숨결이 처음 흘러나온 우주의 축이라 했지요. 어느 날, 세상을 떠돌던 순례자가 눈보라를 가르며 그 산 아래까지 다다른 적이 있었다고 해요. 그는 인생의 결을 잃고 방황하던 끝에 비밀스러운 빛줄기가 산을 감싸는 것을 보고 조용히 두 손을 모았지요. 그 순간, 카일라스의 정상 어디선가 바람처럼 가벼운 목소리가 들려왔다고 합니다.

 

“오르지 말고, 바라보아라. 정상은 발이 아니라 마음이 닿는 곳이니.”

 

그 말과 함께 순례자의 가슴속에 무거운 그림자처럼 자리하던 걱정이 서서히 사라졌다고 전해요. 그날 이후, 사람들은 카일라스를 ‘오르지 않는 산’, ‘정복이 아닌 깨달음의 산’이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정상은 아무도 발로 밟을 수 없지만, 그 아래에서 잠시 숨을 고르는 이들에게는 다시 살아갈 힘을 나눠주는 산이었지요. 세월이 흘러도 카일라스의 능선은 바람에 깎이지 않고, 붉은 노을 속에서도 묵묵히 중심을 지키고 있습니다. 

 

어느 해 초여름, 설원의 경계가 은은히 풀리던 새벽이었다고 합니다. 카일라스 아래에서 밤을 지새운 한 순례자가 첫 빛을 바라보는 순간, 산의 몸체 깊숙한 곳에서 마치 숨결 같은 미세한 울림이 퍼져 나왔다고 해요. 눈은 흔들림 없이 가라앉아 있었지만, 그 울림은 마치 세상 모든 생명을 깨우는 아주 작은 북소리처럼 귓가를 스쳤다고 합니다. 순례자는 자신이 들은 것이 바람인지, 신령의 목소리인지 끝내 알지 못했지만 그 순간 마음속의 오래된 두려움이 허물처럼 흩어졌다고 전해요.

 

“너의 짐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워라. 쉼을 아는 자에게 길은 다시 열린다.”

 

[3분 신화극장]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조아라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2025.12.09 09:44 수정 2025.12.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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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