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은숙의 시의 향기] 백일홍

민은숙

 

백일홍

 

 

질곡의 삶 속에서 강한 정신 심고 유머 

장착한 은비녀

 

일 년 열두 달 삼백육십오 일 

바람 잘 날 없는 민가 숲 

아침마다 화툿점 달래던 상념 많은 눈동자

 

함께 한 민화투, 고스톱에 이어 

암산까지 섭렵하게 만들었던 가보 띠기

그것은 Happy Salmon

 

돌아보면 보이는 것은 산이요 물이로다

 

창백한 피부에 갈색 머리 백합이라 부른 손녀

밤 귀청 때리는 기침 소리에 깊은 

미간에 고랑 판 달

 

보는 이마다 붙잡고 기침 광고하던 

작은 치마저고리가

네 근원 뽑아내고 씻겨서 염원과 기도로 

달인 진액

 

널 삼켜 모금 비우고 나서야

밤이 잠에 들었다

 

양귀비보다 더 붉은 피 죄다 내어줘도

웃으며 죽음마저 초연했던 들꽃

넌 날 백합이라 호명하고

난 할머니를 부른다

 

 

[민은숙]

시인, 칼럼니스트

제4회 코스미안상

제3회 문학뉴스 &시산맥 기후환경문학상

2024 중부광역신문신춘문예

청주시 1인 1책 펴내기 지도 강사

꿈다락학교 시 창작 강사

문화재단 & 예술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이메일 : sylvie70@naver.com

 

 

작성 2025.12.17 09:45 수정 2025.12.17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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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