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트렌드 17] 버림의 시대에서 다시 쓰는 시대로: 지속 가능성·순환 경제가 만든 브랜드 생존 기술, 리유즈·리셀까지

수선·리필·반납이 만든 충성도, 서울 브랜드 사례로 본 변화와 확산 트렌드

리유즈·리폼·리셀 산업 성장, 중고가 ‘이야기’가 되는 소비가 늘어난다

정부 포인트·설비 지원 활용, 친환경 전환을 비용이 아닌 투자로 바꾸기

17. 지속 가능성·순환 경제 ― 버림의 시대에서 다시 쓰는 시대로

부제 : 지속 가능성은 신념이 아니라 생존의 기술입니다.
키워드 : 지속 가능성, 순환 경제, 리사이클, 리유즈, 리폼, 리셀, ESG, 친환경 브랜딩, 사회 가치

‘친환경’은 선택지가 아니라 시장의 기본값으로 이동하고 있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은 윤리 선언이 아니라, 제품 수명·자원 회수·고객 신뢰를 동시에 관리하는 생존 기술로 재정의되는 흐름이다. 특히 순환 경제는 자원을 ‘버리지 않게’ 만드는 캠페인이 아니라,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구조 설계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속 가능성은 유행이 아니라 브랜드 생존 전략이다. 리유즈·리폼·리셀과 순환 경제 구조 설계, ESG 투명성, 탄소중립포인트·설비 지원 활용까지 실행 체크리스트로 정리했다.(사진=AI제작)


빠르게 사고 빠르게 버리는 소비 방식은 한동안 효율로 여겨졌다. 그러나 가격·품질만으로는 신뢰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오래 쓰게 만드는 브랜드’가 경쟁력으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지속 가능성은 비용이 아니라 관계를 지키는 방식으로 읽히기 시작했다.

가치는 더 오래, 소비는 더 느리게


서울 시내 한 의류 브랜드는 일정 기간 ‘수선 주간’을 운영하며 신규 판매보다 수선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운다. 단기 매출은 흔들릴 수 있지만, 수선 경험은 고객의 사용 시간을 연장하고 재방문 동기를 만든다. 이때 핵심은 친환경 메시지의 크기가 아니라, 제품 수명을 함께 책임지는 태도다.

 

순환 경제는 ‘재활용’이 아니라 ‘재진입’ 구조다
순환 경제는 단순 재활용(리사이클)보다 넓다. 제품과 포장재가 다시 시장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회수·세척·재투입의 흐름을 설계하는 일에 가깝다. 예를 들어 용기 반납 시 할인이나 포인트를 제공하는 리필 매장, 패키지 반납으로 혜택을 연결하는 카페 모델은 ‘반납-보상-재사용’의 단순한 구조로 참여 장벽을 낮춘다.

 

서울 성수동의 한 생활용품 브랜드는 용기를 반납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회수된 용기는 세척 후 다시 유통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이러한 구조는 소비자에게 ‘참여했다’는 만족감을 남기고, 브랜드에는 반복 접점을 만든다. 자원의 순환이 사람의 관계를 다시 묶는다는 점에서, 순환 경제는 관계 경제의 성격을 띤다.

 

지속 가능성은 환경이 아니라 ‘신뢰’의 문제로 이동한다
ESG를 표방하는 기업이 늘었지만, 소비자는 보여주기식 메시지와 실제 운영의 간극을 빠르게 감지한다. 포장재를 바꾸거나 배송 방식을 조정하는 결정은 비용을 동반한다. 그럼에도 ‘왜 그렇게 했는지’와 ‘어디까지 바꿨는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브랜드는 신뢰를 축적한다.

 

실제로 종이 포장 전환, 완충재 변경, 라벨 최소화 같은 조치는 화려하지 않지만 반복 노출되는 운영 영역이다. 소비자는 완벽한 친환경보다, 일관된 정직함에 더 크게 반응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리유즈·리폼·리셀, 다시 쓰는 소비는 산업이 됐다
중고는 더 이상 ‘낡음’의 상징이 아니다. 리유즈(Reuse)와 리폼(Reform), 리셀(Resell)은 ‘절약’이 아니라 ‘취향’과 ‘서사’를 거래하는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버려질 뻔한 소재를 재단해 가방이나 액세서리로 바꾸는 업사이클링은 흠집과 흔적 자체를 디자인으로 전환한다. 완벽함보다 이야기가 담긴 물건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중고는 ‘기억의 교환’에 가까워지고 있다.

 

작은 실천이 브랜드의 언어가 된다
지속 가능성은 대단한 기술보다 운영의 디테일에서 드러난다. 다회용 컵 전환, 종이 완충재 사용, 포장 안내 문구 개선처럼 작은 선택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예를 들어 텀블러 지참 고객에게 작은 감사 메시지를 남기는 카페의 방식은 매출보다 관계의 지속성을 강화하는 장치가 될 수 있다.

 

지속 가능·순환 경제 실행 체크리스트

  • - 순환의 구조를 설계하라: 회수-세척-재투입의 흐름을 제품/패키지에 반영

- 제품이 다시 시장으로 돌아올 길을 만들어라: 반납 보상, 리필, 보증금 등 장치 마련

- 완벽함보다 진심을 드러내라: 바꾼 것과 못 바꾼 것을 함께 공개

- 리유즈·리폼·리셀을 연결하라: 중고 거래를 서비스 경험으로 묶어 신뢰를 만들기

- 친환경을 사람 중심 가치로 설명하라: 편의·안전·만족의 언어로 전환

- 지속 가능성을 KPI로 관리하라: 매출 외에 재구매율, 반납률, 수선 이용률 등 ‘지속률’ 지표화

 

Tip. 제도·사업을 붙이면 실행 속도가 빨라진다

환경부 ‘탄소중립포인트(녹색생활 실천)’는 전자영수증 발급, 텀블러·다회용컵 이용, 리필스테이션 이용 등 생활 실천 항목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제조·공정 분야라면 중소기업 탄소중립 설비투자 지원처럼 ‘전략 수립(컨설팅/실시설계)→설비 도입’을 패키지로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검토할 수 있다.

 

순환 경제는 더 이상 환경 운동의 언어에 머물지 않는다. 회수·리필·리셀 같은 구조를 서비스로 설계하고, 투명한 운영으로 신뢰를 쌓는 기업에게는 새로운 경쟁력이 된다. 결국 지속 가능성은 시스템 이전에 태도의 문제다. 버리지 않는 브랜드, 다시 쓰는 소비, 오래 가는 관계가 다음 세대를 위한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출처: 생존트렌드 2026]
작성 2025.12.18 11:52 수정 2025.12.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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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