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칼럼] 77화 『내 다리는 한계가 없다』 리뷰

보통의가치 칼럼, '일상에서 배우다'

2025년 독서 목표 달성! 숫자로 완성된 독서가 아니라, 태도로 남는 독서

“내가 의족이 없지, 의지가 없냐!”

▲ 이 마지막 책으로 2025년 독서 목표를 100% 달성했다. [사진=김기천 칼럼니스트]

 

마지막 독서 기록에서 마주한 한 권

2025년 독서 목표를 100% 달성했다. 그 마지막 페이지를 채운 책이 『내 다리는 한계가 없다』였다. 목표를 채우기 위해 고른 책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마음을 다시 붙잡게 만든 책이었다. 

 

숫자로 완성된 독서가 아니라, 태도로 남는 독서였다고 말하고 싶다.

 

한순간의 사고, 완전히 달라진 삶

이 책은 불의의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유튜버 CJPARK의 이야기다.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왔고, 그 이후의 삶은 이전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신체의 상실은 곧 정체성의 흔들림이었고, 일상의 붕괴였다. 이전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상상만으로도 버거운 시간이다.

 

도망치지 않는 선택

사고 이후 그는 오랜 시간 고통 속에 머물렀다고 한다. 무너진 일상, 달라진 타인의 시선, 스스로에 대한 낯섦. 그럼에도 그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회피 대신 수용을, 체념 대신 선택을 택했다. 다시 살아가겠다는 약속을,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했다.

 

‘극복’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시간들

그 이후의 삶은 놀라웠다. 한 발로 사이클을 타기 시작했고, 결국 장애인 사이클 국가대표로 발탁된다. 패럴림픽이라는 더 큰 무대를 향한 도전까지 이어진 그의 여정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니다. 

 

그것은 하루하루를 포기하지 않고 선택해 온 시간의 축적이었다.

 

읽다 멈춘 페이지, 돌아보게 된 나 자신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나 자신의 모습이 겹쳐졌다. 사지는 멀쩡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환경에 있으면서도 작은 불편 앞에서 쉽게 지치고, 감사하지 못했던 순간들. 

 

그 사실이 부끄럽게 다가왔다. 동시에, 다시 마음을 붙잡아야겠다는 생각도 함께 따라왔다.

 

오래 남은 한 문장

“내가 의족이 없지, 의지가 없냐!”

이 문장은 선언처럼 느껴졌다. 환경이 삶을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을 대하는 태도가 방향을 만든다는 사실을 그는 자신의 삶으로 증명하고 있었다. 

 

이 문장은 독자를 몰아붙이지 않는다. 다만, 조용히 묻는다. 지금 나는 어떤 태도로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가.

 

이 책이 건네는 질문

『내 다리는 한계가 없다』는 무언가를 더 이루라고 다그치지 않는다. 대신 이미 주어진 삶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지금 이 자리에서, 오늘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지를 조용히 되돌아보게 한다.

 

마음에 남은 다짐

책을 덮으며 이런 문장을 마음에 남겨본다.


“나는 더 나은 조건 속에 있는 사람으로서, 후회 없는 하루를 선택할 책임이 있다. 비교하지 않고, 핑계 삼지 않으며, 오늘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자.”

 

한계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다시 정의되었다.

이 책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꾼 이야기’가 아니다. 삶을 다시 선택한 사람의 기록이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유효한 질문으로 남는다. 

 

오늘도 나는 책을 통해, 그리고 일상을 통해 다시 배운다. 삶은 조건이 아니라 태도로 완성된다는 사실을.

 

✍ ‘보통의가치’ 뉴스는 작은 일상을 기록하여 함께 나눌 수 있는 가치를 전하고 있습니다.

작성 2025.12.18 12:33 수정 2025.12.1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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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