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전단지
공동 주택이든 개인 주택이든 광고지와 전쟁이다. 현관문을 잠금 장치를 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이런 불법 전단지 때문이기도 하다. 불법 전단지는 법적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1항 제11호에 근거항여 다음과 같이 처벌 받을 수 있다.
처벌 내용: 다른 사람의 건물이나 점유지에 함부로 전단지를 붙이거나 뿌리는 행위는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됩니다.
단속: 아파트 현관, 계단 등에 무단 부착 시 신고하면 단속 대상이며, 배포자에게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런 불법을 감안하고 전단지를 붙이는 것은 그 벌금보다 더 많은 수익이 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교육 시장에서 많이 쓰이는 홍보 수법이 ‘공포 마케팅’이다. 말 그대로 소비자에게 공포감을 조성하여 소비하게 만드는 것이다. 국민 방송에서도 같은 주제로 다룬 적이 있다. (https://m.ktv.go.kr/news/sphere/T000021/view?content_id=680239)
‘지금 선행 안하면 큰일난다’는 구호는 많은 부모를 걱정하게 만든다. 자녀가 많아야 둘인 요즘 시대에 여러 가지 시행착오를 겪는 부모들은 걱정이 많다. 자녀가 미래에 좋은 삶을 바라기에 여러 가지를 시도한다. 그리고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을지 늘 노심초사한다. 완벽한 답은 없지만 최선을 다해 자녀를 양육한다. 그래서 자신의 경제 상황이 힘들어도, 부가적 수익을 찾아 힘들게 일하며 자녀들 뒷바라지를 한다.
부모가 자녀의 미래를 위해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좋은 대학 진학과 좋은 일자리 취업일 것이다. 이를 위해 아주 어린 나이부터 아이들의 스펙을 쌓는 데 부모는 혼신을 다해 노력한다. 오죽하면 영어유치원 입학시험이 존재했을까 싶다. 4세 고시라 불리던 영어유치원 입학시험을 없애기 위해 정부에서 나서기까지 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1233459.html)
고시(考試)는 표준 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어떤 자격이나 면허를 주기 위하여 시행하는 여러 가지 시험. 주로 공무원의 임용 자격을 결정하는 시험을 이른다.’라고 한다. 검정고시, 사법 고시와 어울리는 단어이지 4세나 7세와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다.
피아제 인지발달에 따르면 2세에서 7세는 전조작기 단계이다. 언어가 발달하고 이에 따라 사고가 형성되는 시기이다. 그리고 이때는 모국어를 배울 시기이지, 외국어를 배울 시기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 전단지에는 그런 부모의 불안을 겨냥하여, 대학 입학과 취업 모두 큰일 난다고 쓰고 있다. 국어 능력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어 능력이라는 말 자체도 어색하지만, 글을 읽고 해석할 수 있는 문해력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이가 특히 어린 아이가 이런 능력이 조금 부족하다고 정말 큰 일이 날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부모들이 불안을 느끼는 것은 세상에 답이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데서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처럼 집단의식이 강한 사회에서, 동조 이론에 따르면 표준에서 벗어나서 사는 게 쉽지 않다.
남들과 똑같은 길을 가려면, 그 표준에 맞춰서 아이를 보면 부족한 아이도 있을 수 있다. 오죽하면, 아주 오래전에 에디슨이든 링컨이든 한국에서 태어났으면 패배자로 살았을 거라는 농담이 돌았을지 싶다. 사람은 각자 타고난 능력과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운이 좋은 사람은 어린 나이에 자기 능력을 알고 개발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어른이 되어서 남이 할 수 없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행복하게 살 수 있다.
또 대학 가는 방법이 현재는 다양해졌다. 중학교 때 조금 부족하게 공부해서 인문계를 가지 못해도 4년제 대학을 못 가는 것은 아니다. 또 ‘만학도 특별전형’ 해서 성인이 돼서 늦게 공부를 시작할 방법도 있다.(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76789)
길게 나중을 봐서 50살 60살이 되었을 때,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고 싶은지 생각해서 산다면 조금 여유롭게 되지 않을지도 생각해 본다. 사회적 기준에서 좋은 대학 가고 좋은 일자리를 가졌을 때, 그때까지 한 노력이 보상받을 만큼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