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PIK)가 발표한 충격적 예측이 무너졌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2100년 시점 최대 38조 달러(약 5경 6,128조 원)의 대공황급 경제 손실을 예측했던 연구가 데이터 오류로 전격 철회됐습니다.
해당 연구는 네이처(Nature) 저널에 게재된 후 미국 의회예산처, 세계은행, 녹색금융시스템네트워크(NGFS) 등 글로벌 주요 기관에서 인용되며 영향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의 경제 데이터 오류와 통계적 불확실성 과소평가 문제가 발견되면서 피해 예측치는 32조 달러(약 4경 7,256조 원)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이로 인해 글로벌 정책 결정과 금융 리스크 평가에 활용되는 기후 경제모델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습니다.
높은 탄소 배출 시나리오에서 2100년까지 세계 경제 생산이 62% 감소할 것이라는 당초 예측이 불과 23%로 급락하는 충격적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연구진은 지난 40년간 전 세계 약 1,600개 지역의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온도 및 강수량 변화가 농업 생산량, 노동 생산성, 인프라 등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했습니다.
당초 예측은 기존 연구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으나, 이제 그 신뢰성에 큰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포츠담기후연구소 논문 철회로 기후경제모델 전반의 신뢰성 논란 확산
논문 발표 이후 동료 연구자들의 검토 과정에서 치명적인 오류가 드러났습니다.
특히 우즈베키스탄의 1995~1999년 경제 데이터가 비정상적으로 왜곡되어 전체 결과를 과도하게 부풀렸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해당 데이터를 제외하자 2100년 피해 예측치는 62%에서 23%로 급감했습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기후경제학자 크리스토프 쇠츠는 지난 8월 네이처에 비판적 논평을 게재하며, 연구 결과의 불확실성이 원 논문에서 제시된 것보다 훨씬 크다고 강력히 지적했습니다.

PIK의 레오니 벤츠 연구진은 “제기된 문제점들에 광범위하게 동의하며, 기본 경제 데이터와 방법론을 수정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변경 사항이 너무 커서 원 논문을 수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며 논문 철회를 결정했습니다.
현재 동료 검토(peer review) 중인 수정된 분석에 따르면, 2050년까지 전 세계 소득 감소 예측치는 19%에서 17%로, 연간 경제 손실은 38조 달러에서 32조 달러로 각각 하향 조정됐습니다.
논란이 폭발적으로 커진 배경에는 이 연구가 이미 주요 정책 기관들의 의사결정에 깊이 활용됐다는 점이 있습니다.
미국 의회예산처, 세계은행, 그리고 약 90개국이 참여하는 녹색금융시스템네트워크는 이 연구의 피해 예측치를 리스크 평가 도구에 포함시켰습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의 엘리 샌들러 연구원은 “중앙은행의 기후변화 경제 영향 모델은 광범위한 파급효과를 가질 수 있다”며, “예측치가 심각할 경우, 규제당국은 은행들에게 기후변화 노출 자산에 대비해 더 많은 자본을 적립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러한 오류가 금융 규제 및 기후 리스크 평가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은 실로 막대합니다.
특히 많은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의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초 데이터의 신뢰성 문제는 전체 금융 시스템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흔들 수 있습니다.
PIK는 “과학계의 피드백을 환영하며, 이번 철회로 이어진 감독 부실에 대해 책임을 진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연구진은 “결론은 여전히 유효하며, 기후변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여전히 크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수정된 버전은 동료 검토를 위해 재 제출할 예정입니다.
기후 과학자 게르노트 바그너는 “PIK 연구의 핵심 논지는 수치 범위의 어느 부분이 진실에 가까운지와 관계없이 여전히 동일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크리스토프 쇼츠 박사 역시 “기후변화의 심각한 부정적 경제 효과에 대한 광범위한 과학적 합의가 존재하며, 이번 철회가 그러한 현실을 바꾸지는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네이처의 응용 및 물리과학 부문 수석 편집장 칼 지멜리스는 “과학 기록의 무결성을 유지하는 것이 항상 최우선”이라며, 저널의 표준 검토 절차에 따라 논문 철회를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