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시 장·노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시민 참여 문화예술 프로그램 ‘문화예술로 떠나는 시간여행’이 성과 공유회와 전시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14주간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은 참여자 각자의 삶과 지역의 기억을 예술로 풀어내며 세대 간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동해시 송정생활문화센터에서 장·노년 주민들이 주인공이 된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성과가 공개됐다. 지난 12월 15일 열린 공유회와 전시 행사는 ‘일생일대(Once in a Lifetime)’를 주제로 진행됐으며, 프로그램에 참여한 시민들이 직접 완성한 결과물을 지역 사회와 나누는 자리로 마련됐다.
청년 기획자들이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장·노년 주민들이 자신의 삶을 예술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 ‘문화예술로 떠나는 시간여행’은 단순한 체험형 수업을 넘어, 참여자 스스로 자신의 인생과 동네의 변화를 기록하도록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전시장에는 참가자들이 제작한 인생 동화책과 동해시의 골목과 생활 풍경을 담은 지도 작품이 전시됐다. 작품에는 개인의 삶의 굴곡과 함께 지역에서 살아온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겼는데, 일부 참가자들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고, 이 과정은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행사에 참여한 최고령 참가자는 편지 낭독을 마친 뒤 “살아오면서 내 삶을 이렇게 돌아본 적은 처음이었다”며 “이 시간을 만들어 준 운영진에게 감사하다”고 말했고, 다른 참가자들 역시 “이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방식으로 자신을 마주할 수 있었다”고 전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 문화예술단체 뮤제랑의 김수윤 공동대표는 노년 세대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노년을 문제로만 인식하는 관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이분들은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삶의 이야기를 간직한 중요한 자원”이라며 “청년 세대인 우리가 오히려 더 많은 것을 배웠다”고 언급했다.
이날 행사에는 송정동을 지역구로 둔 최재석 도의원을 비롯해 강원 민예총 동해지부장, 동해문화관광재단 문화사업팀 관계자들이 참석했는데, 최재석 도의원은 “참가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예술이 언어가 되는 순간’을 직접 확인했다”며 지역 기반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의미를 높이 평가했다.
한편 ‘문화예술로 떠나는 시간여행’은 강원문화재단이 추진한 2025년 문화예술교육 기반 조성 지원 사업 ‘우리동네 홀씨되어’에 선정돼 운영된 것으로, 지역 주민의 일상과 기억을 예술로 연결하는 이번 사례는 향후 시민 참여형 문화예술 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