帶方은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황해도 대방설’의 문제점

倭人傳이 제공하는 2차 조건(동남·대해·해로)

1편 결론: ‘대방이 충족해야 할 최소 조건’

 

동이전에서는 대방의 동남쪽에 왜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회계가 있다고 하였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대방은 거짓이다.

 

【연재 1】 

帶方은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 사서가 요구하는 지리 조건을 먼저 묻다

 

1. 왜 지금, 帶方인가

 

우리의 역사 영역을 정립함에 있어 帶方(대방)은 결코 부차적인 지명이 아니다

대방은 현재까지 고고학적 유적이 확인된 바도 없고, 발굴 성과가 발표된 적도 없다. 

그럼에도 수많은 정사와 우리 사서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지명으로, 

기록을 통해서만 실체에 접근할 수 있는 대표적 사례다.
 

특히 대방은 石門(석문)과의 관계 속에서 등장하며, 신라·당 전쟁의 공간적 배경을 해명하는 데서도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2. ‘황해도 대방설’의 문제점

 

지금까지 국내 사학계에서는 대방을 대체로 황해도 일대로 비정해 왔다. 

그러나 이 비정은 사서의 지시 방향, 지명 보존, 지형·수계, 전쟁 기록 어느 것과도 충분히 맞물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왜 그곳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사서에 의한 논리적 근거가 제대로 제시된 적이 없다는 점이 핵심 문제다. 

지명 비정은 반복이 아니라 근거의 축적으로 성립해야 한다.


 

 

3. 『三國志』 韓傳이 제시하는 1차 조건

 

『三國志』 권30 韓傳의 첫 구절은 간명하다.

「韓在帶方之南」

이는 韓이 대방의 남쪽에 있음을 뜻한다. 곧 帶方은 韓의 북쪽에 있어야 한다.
이후 韓이 馬韓·辰韓·弁韓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밝히고, 각 집단의 분포를 서술한다.
따라서 대방의 위치는 ‘막연한 추정’이 아니라, 사서가 제시하는 방향 조건(南北 관계)에서 출발해야 한다.


 

 

4. 『三國志』 倭人傳의 성격: “倭는 東夷의 일부”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점이 있다. 倭人傳은 독립된 “일본사 서술”이 아니라, 

『三國志』 「東夷傳」의 한 항목으로 편제되어 있다. 

즉 편찬자의 관점에서 倭는 東夷 범주 안에 포함되는 존재로 규정되어 서술된다.
이는 단순한 표현상의 문제가 아니라, 이후 대방의 위치를 추적할 때 쓰이는 공간 논증의 규칙을 정한다. 

곧 倭의 거처·이동·해로는 “동이 세계 내부의 좌표”로 취급되며, 

그 좌표의 기준점 중 하나가 帶方으로 제시된다.

 

 


5. 倭人傳이 제공하는 2차 조건(동남·대해·해로)

 

倭人傳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倭人在帶方東南大海之中」

이는 倭가 대방의 동남쪽 海(해. 海는 바다만 말하는 것이 아니다)에 있음을 뜻한다. 

뒤집어 말하면 倭의 서북쪽에 帶方이 위치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한 『後漢書』·『梁書』·『南史』·『北史』 등은 倭의 활동 무대를 會稽, 東冶, 澶洲, 夷洲, 朱崖, 儋耳 등 

양자강 이남의 지명들과 결부해 기록한다. 

따라서 倭의 중심을 會稽로 본다면, 대방은 그 서북쪽에서 탐색되어야 한다.


 

 

6. 1편 결론: ‘대방이 충족해야 할 최소 조건’

지금까지의 기록을 종합하면 대방은 적어도 다음 조건을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韓의 북쪽일 것(「韓在帶方之南」)

倭(東夷 범주로 서술된 倭)의 서북쪽에 해당할 것(「帶方東南」의 역방향)

江淮 및 그 연동 지명군과의 공간 관계에서 모순이 없을 것

이 단계에서는 특정 지역을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분명한 것은, 

대방의 위치는 “막연한 통설”이 아니라 사서가 스스로 규정한 공간 조건의 교차점에서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다음 편에서는 『後漢書』·『南齊書』 및 『삼국사』의 전쟁 기록을 통해, 이 조건을 실제 지명·지형과 대조한다.

 

 

다음 편 예고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帶方은

韓의 북쪽,

倭(東夷 범주로 서술된 倭)의 서북쪽,

江淮 지명군과 모순되지 않는 위치

라는 명확한 지리 조건을 요구한다.
그러나 조건만으로 지명을 확정할 수는 없다.

다음 편에서는
『後漢書』·『南齊書』 그리고 『삼국사』의 전쟁 기록을 교차하여,
이 조건을 실제 지명·지형·전장(戰場) 공간과 대조한다.
특히 石門과 帶方이 서로 접해 대치했다는 기록
대방의 위치를 어떻게 결정짓는지를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작성 2025.12.19 00:39 수정 2025.12.19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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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