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좋다] 함석헌의 '진리'

 

안녕하세요. 나영주입니다. 사랑하는데 이유를 달지 않듯이 시를 읽는데 이유가 없지요. 바쁜 일상속에서 나를 위한 위로의 시 한 편이 지친 마음을 치유해 줄 것입니다. 오늘은 함석헌의 ‘진리’를 낭송하겠습니다.

 

 

진리

 

 

진리는 슬퍼,

파랗게 슬퍼.

분주한 일 다 마치고

떠들던 손님 다 보내고

사람이 다 자고

새도 자고 쥐도 죽은 밤

티끌이 다 가라앉고

구름 다 달아나고

높이 드러나는 파란하늘

깜박깜박하는 파란 별

아슬하게 올려다볼 때 같이,

진리의 얼굴 마주 대하면

파랗게 슬퍼.

 

진리는 슬퍼,

파랗게 슬퍼.

엉클어진 넝쿨 다 헤치고

우는 시냇물 그대로 남겨두고

험한 골짜기를 건너

위태로운 바위를 더듬어

무르익은 산과를 내버리고

어지러이 피는 꽃밭도 뒤에 두고

나무도 없고 풀도 없는 높은 봉에

하늘 쓰고 돌 위에 앉아

포구의 그림자도 없이

망망하게 열린 파아란 바다

끝없이 일고 꺼지는 파란 물결

아득하게 바라볼 때 같이,

진리의 눈동자 건너다보면

파랗게 슬퍼

 

 

이 시를 듣고 마음의 위로를 받았나요. 함석헌의 ‘진리’를 들은 모든 분들 힐링받는 시간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나영주 기자입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2025.12.23 09:50 수정 2025.12.2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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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