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근 칼럼] 자기를 발견하는 일은 자아가 더 이상 주인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다

고석근

어느 날 내 몸이 다만

통로인 것을 알아채자마자

하늘이 내려와 소롯이 안기었다. 

 

 - 김규성, <몸의 증언> 부분

 

근대 철학의 아버지 르네 데카르트는 말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현대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은 이 명제를 전복한다.

 

“나는 생각하는 곳에 있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 곳에 있다.”

 

라디오를 처음 본 사람은 라디오가 말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라디오는 음성을 전파로 받아 말할 뿐이다.

 

우리가 평소에 하는 말을 잘 살펴보자.

우리가 하는가? 

어디서 들은 말을 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하는가?

우리의 몸은 통로일 뿐이다.

 

어느 날 내 몸이 다만

통로인 것을 알아채자마자

하늘이 내려와 소롯이 안기었다.

 

심층 심리학자 칼 융은 말했다.

 

“자기(Self)를 발견하는 일은 자아(Ego)가 더 이상 주인이 아님을 인정하는 것이다.”

 

인간의 ‘나’는 두 개다.

자아(Ego)와 자기(Self)

 

자아(Ego)는 말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자기(Self)는 말한다.

 

“나는 생각하는 곳에 있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 곳에 있다.”

 

우리는 자아를 넘어 자기를 발견해야 한다.

‘하늘이 내려와 소롯이 안기는 삶’을 위하여.  

 

 

[고석근]

수필가

인문학 강사 

한국산문 신인상

제6회 민들레문학상 수상.

이메일: ksk21ccc-@daum.net

 

작성 2026.01.01 11:06 수정 2026.01.0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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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30 10:21:54 / 김종현기자